2일 대구(삼성-NC전)와 문학(SK-한화전) 경기는 프로야구 역대 하루 최초로 강우콜드 무승부 2경기가 나왔다. 특히 대구 경기는 마운드가 진흙으로 변해 각종 장비가 투입되는 진풍경 속에 끝내 무승부가 선언됐다.
이날 대구구장에는 오후 7시경부터 비가 내리더니 경기 내내 빗줄기가 굵어졌다 가늘어졌다를 반복했다. 특히 9회 마운드 사정이 나빠졌다. 결국 6-6 동점이던 9회 초 무사 만루에서 류중일 삼성 감독이 나와 "마운드 사정이 너무 안 좋다. 한 번 살펴 봐달라"고 건의했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삼성은 결국 6-10으로 역전당했다.
이내 NC 측에서 항의했다. 10-8로 쫓긴 9회 말 무사 1루에서 유격수 강민국이 내야 뜬공을 놓치자 김경문 감독이 걸어나와 '마운드를 정비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홈팀 보조 요원이 각종 장비를 가져와 마운드를 고르면서 경기가 8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마운드 정비 후 속개된 경기에서 삼성은 10-10 동점을 만들었고, 김경문 감독이 재차 나와 항의하자 심판진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결국 11시3분 중단된 경기는 33분이 흐른 뒤 강우콜드 무승부가 선언됐다.
심판진은 '현장 상황에 따른 최선의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장한 한 심판위원은 "경기 중단 전까지 빗방울이 굵지 않았다. 빗방울이 바람에 많이 날렸을 뿐 거의 이슬비 수준이었다"며 "경기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중일 감독이 마운드 정비를 요청했을 때는 경기 진행에 무리가 없다고 봤고, 8분간 중단됐을때는 한 번쯤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양팀 선수단도 "11시전까지는 경기를 중단시킬 만큼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다"며 "다만 마운드 사정을 고려해 좀 더 정비를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심판진은 "마운드가 다소 불편했지만 큰 지장이 없다면 최대한 빨리 경기를 진행하려 했다"며 "양팀 모두 공평하게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 경기는 왜 서스펜디드가 아닌 강우콜드 무승부가 선언됐을까? 야구규칙에 따르면 '방문구단(원정팀)이 득점하여 리드를 잡고 본거지구단(홈팀)이 역전 시키거나 동점을 만들지 못했을 때 일시정지 경기(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다'고 명시돼있다. 즉 삼성이 6-10으로 맞은9회 말에 역전 혹은 동점을 만들지 못했을 경우에는 일시정지 경기(서스펜디드 게임)가 선언돼 다음날에 이어 경기를 속개하게 된다. 그러나 9회말 동점을 만들었기에 강우콜드 무승부가 선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