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CGV왕십리에서는 류승룡 주연의 '표적'이 첫선을 보였다. 류승룡은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러닝타임 98분 동안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에서부터 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선보였다.
'표적'은 두 남자와 형사들이 펼치는 36시간 동안의 숨막히는 추격전을 다룬다. 류승룡은 살인 누명을 쓰고 경찰들에게 쫓기게 된 남자 여훈 역을, 이진욱은 납치된 아내를 찾기 위해 류승룡과 동행하게 된 의사 태준 역을 맡았다. 형사 역을 맡는 김성령과 유준상이 이들을 쫓는다. '구멍 없는 캐스팅'에서도 류승룡의 존재감은 단연 빛났다. '류승룡이 '7번방의 선물'에서 보여준 지적장애인 용구의 이미지가 머리속을 떠나지 않으면 어쩌나'라고 생각했던 건 기우에 불과했다. '표적'의 류승룡에게서는 오직 거친 남자 여훈의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이전 출연작 '시크릿' '고지전' '최종병기 활'에서 보여준 선굵은 연기에 거친 액션을 더해 '상남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류승룡은 이번 작품을 위해 체중 감량을 물론 5개월간 액션 트레이닝을 받는 등 과거 용병 출신인 여훈 캐릭터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강도 높은 액션 연기의 95% 이상을 대역없이 직접 소화할수 있었다.
영화의 1/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액션들은 러닝타임이 끝날 때까지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표적'의 액션은 비주얼과 기술적인 측면보다 사실감을 강조했다. 액션 영화이기는 하지만 저마다 사연을 가진 캐릭터의 감정을 극대화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류승룡 역시 이번 영화에서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한 액션보다는 투박하면서도 깔끔한 액션연기를 보여준다. '40대 중년의 힘'을 보여준 셈이다.
사실 '표적'은 중반부로 들어서면서 앞으로 어떤 사건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예상 가능할만큼 단순하게 스토리를 전개시킨다. 하지만 류승룡을 비롯한 주연 배우들이 많은 캐릭터의 개성을 하나하나 살리며 빈약한 스토리가 지닌 단점을 덮어준다. 이진욱은 아내가 납치된 절박한 상황에 놓인 태준을 훌륭히 연기해 류승룡의 카리스마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또한 거친 남자 류승룡과 상반된 매력으로 묘한 '남남 케미'를 불러일으킨다. 특별출연한 진구 역시 틱장애를 앓고 있는 순수한 류승룡의 동생 성훈의 역을 맡아 호연했다. 무엇보다 류승룡을 쫓는 송반장 역을 맡은 유준상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류승룡과의 불꽃튀는 대결구도를 형성해 긴장감을 더한다. 여배우들의 호연도 눈에 띈다. 김성령은 음모를 직감하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강력반 경감으로 분해 기존의 우아한 이미지를 벗고 강렬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진욱의 조여정도 납치된 상황에서도 강인함을 잃지 않고 따뜻한 심성을 지닌 이진욱의 아내 역을 맡아 호연했다. 3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