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34·1위·세르비아)가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정상에 5년 만에 복귀하며 테니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조코비치는 1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그리스)와 4시간 11분 접전 끝에 3-2(6-7〈6-8〉, 2-6, 6-3, 6-2, 6-4) 역전승을 거뒀다. 조코비치는 자신보다 열한 살 젊은 치치파스와 맞대결에서 최근 5연승(통산 상대 전적 6승 2패)을 거두며 강세를 이어갔다. 우승 상금은 140만 유로(19억원)다.
조코비치는 2016년 이후 5년 만에 프랑스 오픈 개인 통산 두 번째 정상에 섰다. 이로써 그는 4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을 모두 두 번 이상씩 우승한 역대 세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9회, 윔블던 5회, US오픈 3회 정상에 올랐다. 4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을 모두 2회 이상 우승한 선수는 1967년 로이 에머슨(호주),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에 이어 조코비치가 세 번째다. 그러나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로만 따지면 조코비치가 최초다.
조코비치는 2월 호주 오픈에 이어 올해 열린 두 차례 메이저 대회를 석권, 역대 메이저 대회 우승 횟수를 19차례로 늘렸다. 메이저 대회 우승 공동 1위 로저 페더러(8위·스위스)와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의 20회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조코비치는 이달 말 개막하는 윔블던에서 개인 통산 20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다.
통산 13차례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흙신' 나달을 준결승에서 4시간 11분 혈투 끝에 꺾고 결승에 오른 조코비치는 초반 치치파스의 기세에 밀렸다.
1세트 게임스코어 5-5에서 먼저 치치파스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했으나 곧바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내줘 타이브레이크에 끌려 들어갔다. 타이브레이크에서는 치치파스가 4-0으로 앞서다가 조코비치가 5-5 동점을 만들었고, 6-5 역전까지 이뤘지만 이후 연달아 3실점 하며 치치파스가 첫 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마저 내준 조코비치는 3~4세트를 비교적 손쉽게 따내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조코비치의 뒷심이 돋보였다. 지난해 이 대회 4강에서도 치치파스와 맞붙어 5세트를 승리한 조코비치는 올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치치파스는 준우승에 그쳤지만, 서브 에이스(14-5)와 공격 성공 횟수(61-56) 등에서 우위를 점하며 남자 테니스 '차세대 주자'임을 확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