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봉오동전투(원신연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유해진은 3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예능프로그램 등 평소의 인간 유해진이 보여질 땐 늘 소탈하고 친근해 보이는데, 연기에 있어서 만큼은 예민한 것 같다"는 말에 "확실히 예민한 구석도 있다"고 운을 뗐다.
유해진은 "얼마 전 (류)준열이가 라디오 방송에 나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난 라디오를 워낙 좋아하니가 틀어놓고 들었는데, 나에 대해 '생각보다 낯가림을 하셔서 그런지 생각보다 무뚝뚝함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늘상 지금의 모습 같지는 않은 것 같다"고 밝힌 유해진은 "현장에서나, 아니면 회사와 일을 할 때도 그렇고 예민한 일이 있다 싶으면 진짜 예민해 진다. 비교적 그러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순간도 있다. 잠깐 기분 좋자고 큰 걸 놓치면 돌이킬 수 없지 않나. '허허실실 하다가 이거 놓친거 아니야?' 후회할 땐 이미 지나간 시간이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더 예민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편이다. 예전에는 촬영 전날 아예 한숨도 못 잤다. 찍고 나서도 못 잤다. 그게 너무 심했다. 지금은 살만한 편이다"며 "'현장에 있는 시간도 내 인생의 하루인데, 왜 이렇게 예민하게만 살지?'라는 것을 어느순간 느꼈고, 그렇게 느낀지가 오래 됐다. 하도 너무 예민하게 살아서. 지금은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반대로 '삼시세끼' 등 예능 방송이 나갔을 땐 혹시 몰라 한번씩 친한 친구들에게 물어본다. '어떻냐, 나 같냐' 하면 '뭐래, 너지 임마!' 한다. 나도 모르는 새 가식적으로 보일까봐, 나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서 체크를 한다. 그렇게 보이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에서 유해진은 전설적인 독립군 황해철 역을 맡았다. 황해철은 평소에는 허허실실이지만 전투가 시작되면 항일대도로 일본군의 목을 거침없이 베는 비상한 솜씨를 지닌 인물이다. 동료들의 목숨은 끔찍이 아끼지만 정작 자신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매번 용맹스럽게 일본군에 맞선다.
누구보다 캐릭터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표현하 유해진은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강렬함부터 유연한 코믹 연기까지 '봉오동전투'를 이끄는 주연 배우로서 시종일관 남다른 책임감을 발휘했다. 특히 생동감 넘치는 장면을 위해 직접 바디캠 촬영을 제안하는 등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봉오동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의 전투를 그린 영화다. 내달 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