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국내 대표 영화 투자배급사 4곳(롯데·CJ·쇼박스·NEW)이 잇따라 화제작을 개봉하며 흥행 경쟁을 펼친다. 지난 여름 '명량'(CJ) '해적: 바다로 간 산적'(롯데) '군도: 민란의 시대'(쇼박스) '해무'(NEW)등으로 펼친 흥행 경쟁이 2라운드에 접어드는 셈이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건 11월 중 개봉하는 '강남1970'(쇼박스). 뒤이에 12월에 '빅매치'(NEW) '국제시장'(CJ) '기술자들'(롯데) 등이 잇달아 관객맞이에 나선다. 네 편 모두 '흥행보증 수표'라고 불리는 충무로 대표 톱스타들이 총출동한 작품. CJ가 '명량'의 기운을 이어 받아 연타석 홈런을 날릴 수 있을지, 다른 배급사도 막판 회심의 카드로 일격을 날릴 지 관심이 모아진다.
▶'강남1970'vs'국제시장'vs'빅매치'vs'기술자들'
가장 먼저 개봉되는 '강남1970'은 1970년대 서울, 개발이 시작되던 강남땅을 둘러싼 이민호-김래원 두 남자의 욕망과 의리, 배신을 그린 액션 영화다. 총제작비가 100억원이 들었다. 특히 '한류킹' 이민호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벌써부터 해외팬들로부터 반응이 뜨겁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에 이은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이라 기대가 높다.
'신세계' '관상' 등으로 흥행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정재의 차기작으로 제작부터 화제를 모았던 '빅매치'는 천재 악당으로부터 형을 구하기 위해 거대한 도심 속에서 거대한 미션을 수행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총제작비는 85억원. '후아유' '고고70' '사생결단' 등을 연출한 최호 감독의 6년만의 신작이다.
순제작비만 140억원에 이르는 대작 '국제시장'은 '해운대'로 천만관객을 동원한 윤제균 감독의 5년만의 신작이다.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살아온 사람들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재조명한다.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이 20대 청년부터 70대 노인까지 폭넓은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기술자들'은 인천세관에 숨겨진 검은 돈을 제한시간 40분 안에 털기 위해 모인 '기술자들'의 역대급 비즈니스를 그린 영화다.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20대 배우인 김우빈-이현우가 주연을 맡았고, 2012년 청룡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김홍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협녀'의 개봉 연기, 어떤 영향 미칠까
당초 롯데 측이 12월 내놓을 영화는 '기술자들'이 아니라 '협녀: 칼의 기억(이하 '협녀')이었다. '협녀'는 '할리우드 배우' 이병헌과 '칸의 여인' 전도연, 김고은 등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했을 뿐만 아니라 순제작비만 100억원이 든 대작. 올해 롯데가 자랑하는 비장의 무기였다. 하지만 주연배우 이병헌이 '동영상 협박'을 당한 사건 때문에 개봉 시기를 미루게 됐다. 롯데 측은 처음 사건이 터졌을 때만해도 '작품은 작품일 뿐'이라며 12월에 그대로 '협녀'를 내보내겠다고 했지만, 이병헌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안좋아지자 어쩔 수 없이 개봉을 늦추기로 했다. 대작 '협녀'가 뒤로 자리를 빼니 가장 신이 난 건 12월 개봉하는 '국제시장'과 '빅매치'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12월 극장가의 최고 기대작이자 화제작이었던 '협녀'의 개봉 연기가 극장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당연하다. 특히, 가장 큰 제작비를 투입한 '국제시장'측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