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목표로 축구를 시작한 소년은 어느새 '꿈의 무대'를 앞두고 있다. 늘 자신이 꿈꿔왔던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선 '대헤아(대구+다비드 데 헤아)' 조현우(28·대구 FC)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소속팀의 연고지에서 열리는 A매치에서 월드컵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딛는다.
신태용(49)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치른다.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치르는 네 차례 평가전 중 첫 번째 경기가 될 이번 온두라스전은 '가상 멕시코'를 상대로 한 일종의 모의고사가 될 예정이다.
조현우는 이 경기에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하루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 대표 선수로 참석한 조현우는 "월드컵을 목표로 축구를 시작했다. 얼마나 중요한 무대인 지 알고 있고, (내가)다른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월드컵 최종명단에 포함될 골키퍼는 모두 3명으로, 김승규(28·빗셀 고베)와 김진현(31·세레소 오사카) 그리고 조현우의 발탁이 확정적이다. 문제는 퍼스트 골키퍼가 아닌 이상 최종명단에 포함되더라도 출전 기회를 부여받긴 쉽지 않다는 점. 3명의 골키퍼가 치르게 될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온두라스전에서 기회를 얻은 조현우의 각오가 남다른 이유다.
살아남기 위해선 훈련 또 훈련 뿐이다. 골키퍼로서 월드컵에 도전하는 조현우는 새로운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K리그 공인구인 텔스타를 먼저 경험해 본 조현우는 "탄력이 좋다. 슈팅 각도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슈팅이 날아오며, 공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날아온다"고 평하며 "훈련을 통해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써서 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에게 온두라스전이 각별한 이유는 또 있다. 대구 FC에서 뛰고 있는 조현우에게 이번 경기는 홈팬들 앞에서 '국가대표' 조현우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조현우는 "대구 FC 소속으로 월드컵에 출전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대구에서 정말 오랜만에 경기를 하게 됐는데, 대구 시민분들에게 좋은 추억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대구에서 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건 지난 2005년 8월 동아시안컵 한일전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대헤아'라는 별명처럼 대구의 수호신으로 군림해온 조현우가 대구에서 좋은 기억을 안고 월드컵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