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환희의 연속이었다. '무한도전''토토가' 특집이 다시 한번 시청자의 심장을 때렸다.
3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 꾸며진 '토토가' 마지막 이야기는 지난주 방송의 흥분을 그대로 이어갔다. 9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정상급 가수들이 그때 그 시절 무대를 고스란히 재현해냈다.
첫 무대는 쿨이었다. 육아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한 유리의 빈자리는 쥬얼리 예원이 채웠다. 커다란 고글에 두건까지 90년대 모습을 완벽 재현한 이들은 히트곡 '애상''슬퍼지려 하기 전에'를 열창했다. 특히 관객석에 앉아있는 딸 혜빈을 위해 최선을 다해 춤을 추고 랩을 쏟아내는 김성수의 모습은 묘한 감동을 줬다. 이재훈은 "이런 뜨거운 열기는 처음이다"며 감격했다.
이어진 무대에서 소찬휘는 특유의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현명한 선택'과 '티어스'를 열창했다. 모든 여성들의 노래방 애창곡으로 꼽히는 '티어스'를 열창할 때는 무대는 물론 객석까지 뜨겁게 달아올랐다. 완전체로 다시 뭉친 지누션은 'A-Yo' '전화번호' 를 열창하며 여전한 무대 매너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말해줘' 무대에서는 엄정화가 깜짝 등장해 17년 전 무대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조성모는 발라드곡 '투헤븐'부터 댄스곡 '다짐'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팔색조 무대를 펼쳤고, 이정현은 화려한 퍼포먼스와 무대 매너로 '와' '줄래'를 열창하며 테크노 여전사와 바비 인형으로 변신했다. 오랜만에 배우가 아닌 가수로 무대에 선 엄정화는 '초대' '포이즌'을 부르며 그간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원조 섹시' 디바의 포스를 뿜어냈다. 특히 '포이즌' 무대에서는 유재석이 김종민 대신 V맨으로 등장해 무대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대망의 엔딩 무대는 김건모였다. 무대에 오르기 전 긴장하는 모습과는 달리 '국민 가수'라는 칭호에 걸맞는 환상의 무대를 펼쳤다. 여전한 가창력과 독특한 음색으로 '잠 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 '사랑이 떠나가네'를 열창했다. 또한, '앙코르'를 외치는 관객의 목소리가 쏟아지자 '잘못된 만남'을 불렀다. 전주만으로도 관객석이 들썩였다. 무도 멤버들과 '토토가' 참가 가수들까지 모두 무대에 올라 관객과 함께 '떼창'을 선보였다.
'토토가' 특집은 지난해 11월 방송된 '무한도전''기획전' 특집에서 정준하 박명수가 과거 인기 프로그램인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와 '나는 가수다'를 더해 내놨던 기획이다. 이날 방송에서 '토토가' 기획안은 모든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됐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 허술한 프로그램 기획은 김태호 PD의 연출을 거쳐 '역대급 레전드 특집'이 됐다. 이효리·옥주현·바다·장수원·김재덕 등 90년대 최고의 스타들을 직접 찾아가 섭외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90년대 감성을 고스란히 살린 연출과 무대, 가수들의 진솔한 인터뷰까지 그야말로 완벽했다.
'토토가' 특집은 '죽은 기획'또 살려내는 '무한도전'의 연출력이 빛을 발한 그야말로 '레전드'가 됐다. 이승미 기자 lsmshh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