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전 늘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댄서를 할 때도요. 유복하지 못한 가정에서 태어나 최고 댄서로도 인정 받고 살았으니 성공한 거 아닌가요. 킵식스가 잘 안됐을 때도 실패라는 생각은 안했죠. 젊고 열정도 있었거든요. 주변에선 저보고 무서운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필요한 게 없는 사람, 잘못한 게 없는 사람이니까요. 우리 가수들이 날 무서워하는 것도 혼내서가 아닐거예요. "
-현재가 행복하십니까.
"네. YG로 수천억 부자가 돼서가 아니라 사람들한테 즐거움을 줘서요. 살면서 웃을 일이 없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통해 춤추고 웃게하는 일의 복판에 서있잖아요. 앞으로 주가를 얼마 올리겠다가 목표가 아니라 평생 얼마나 좋은 신인과 노래를 많이 내보내느냐가 중요하죠. 정말 치열하고 힘든 과정이지만 즐거우니까요. "
-양현석의 심장을 계속 뛰게 만드는 에너지가 뭘까요.
"그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우리 아버지가 그러셨더라고요. 전기일을 하셨는데 단 하루도 일을 손에서 놓으신 적이 없어요. 올해 76세 이신데 아직도 형님네 불교용품 가게에서 손수레를 끄세요. 아무리 말려도 일하는 게 행복하시대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하며 산다는 것, 그것만큼 행복한 건 없지 않을까요."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
◇양현석은 누구?
'가난한 안국동 전파사집 둘째 아들'에서 시총 1조원 사장되기까지
양현석은 1969년 12월 2일, 서울 안국동 전파사집 3남 중 둘째로 태어났다. 중동중 시절 친구의 로봇춤을 보고 춤에 빠져 마이클잭슨에 열광하며 춤을 췄다. 광명공업고 졸업 후 서울 종로의 지도 제작회사에서 평범한 직장인 생활을 했다. 하지만 몸 안에 들끓던 '댄스 본능'을 주체할 수 없었다. 사직서를 던지고 유명 브레이크 댄스팀 스파크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프로 댄서의 길로 나섰다. 그러다 한국 최고의 '춤꾼' 박남정을 만나 '박남정과 친구들'로 방송무대의 맛을 본다.
91년 솔로로 데뷔하려던 서태지가 소문난 춤꾼 양현석에게 춤을 배우러 오며 한국 가요계의 '역사'가 시작됐다. 양현석이 '난 알아요'를 듣고 팀결성을 제안하면서 '문화대통령'서태지와 아이들이 탄생했다. '문화혁명'이라 불리며 음악과 패션, 트렌드를 쥐락펴락 했던 서태지와 아이들은 96년 1월 은퇴를 선언하고 각자의 길로 갔다. 양현석은 96년 현기획을 설립하고 킵식스를 선보였다. 이후 '양군기획'을 재설립, 현재의 YG 엔터테인먼트가 됐다. 97년 지누션이 히트한 뒤 원타임·세븐·렉시·빅뱅·2NE1을 줄줄이 내놓았다. 양현석과 2010년 가정을 이룬 이은주는 YG에서 선보인 걸그룹 스위티의 멤버. 9년간의 비밀열애 끝에 혼인을 발표했다. 2010년 8월 딸 유진, 올 4월 아들 승현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