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줄 알았던 한류열기가 재점화되자 정부도 지원사격을 시작했다. 정부 관계자들이 생각을 털어놓는 행사에 한류스타 이민호(27)도 함께 했다.
이민호는 지난 4일 경기도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문화융성위원회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끈 행사다. '한류의 성공전략'이란 주제의 토론이 이어졌고 이 토론에 참석한 연예인은 이민호가 유일했다. 이민호 외에 문화융성위원회 김동호 위원장을 비롯, 전문위원들과 콘텐츠 현장전문가 등이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이민호는 "우리의 문화 콘텐츠가 여러 나라에서 인정받는 것에 대해 뿌듯함과 함께 책임감도 느낀다. 우수한 콘텐트로 한류가 지속되기를 원하며 수익만을 위한 것이 아닌 소통과 존중을 통한 교류의 한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우수 콘텐트가 세계적으로 퍼져 있는 반면에 초상권이나 저작권 같은 권리보호가 좀 아쉽게 느껴진다"고 나름의 소신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행사에 20대 스타 이민호가 참석한건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중화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등 한류를 재점화시킨 주인공이란 차원에서 연륜이 있는 '선배급' 배우보다 이민호를 직접 불러 의견을 들어보자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이민호라는 스타를 불러 행사의 취지를 더 명확하게 알리고 한류열풍을 지원사격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민호의 한 측근은 "좋은 취지의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개런티나 별도의 기념품 없이 행사는 마무리됐다. 행사는 두 시간 정도 진행됐고 이민호를 포함한 각 발표자들의 발언 시간은 3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른 대체 배우 없이 처음부터 이민호가 내정돼 있던 것으로 알고있다. 최근 중국에 또 한 번 한류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귀뜸했다.
이민호를 내세운 것 뿐 아니라 이번 행사에서 보여준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 역시 '정부가 한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대변한다. 이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SBS '별에서 온 그대'를 거론하며 "우리 드라마를 본 중국인들이 너도나도 한국식 치킨과 맥주를 찾았다. 이런 식의 성공이 우리 기업의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만큼 잘 만든 문화콘텐트는 그 자체로 훌륭한 수출상품이 될 수 있다"라며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할수 있는 창의적인 콘텐트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콘텐트가 제값을 받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저작권을 존중하는 풍토를 만드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은퇴한 문화예술인들이나 자원자들을 중심으로 문화봉사단을 만들어서 국민들의 문화적 식견을 높이고 문화를 접할 기회를 넓힐 수 있었으면 어떨까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문화평론가 송정현은 "정부가 나서 퍼블리시티권이나 콘텐츠에 대해 얘기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은 그동안 보기 힘들었다"며 "날로 커져가는 문화 산업에 대해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읽을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