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한국시각) 스포츠 전문매체 디어슬래틱의 저명 칼럼니스트 켄 로젠탈은 '김광현에 관심을 가진 다섯 구단'을 꼽았는데 컵스는 캔자스시티, 뉴욕 메츠, LA 다저스, 애리조나 등과 함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광현이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린 건 두 번이다. 2014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진출을 추진할 때는 샌디에이고와 협상 테이블을 차렸지만 결렬됐다.
이후 2016년이 끝난 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으로 빅리그에 도전해 컵스와 계약 직전까지 갔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당시 컵스는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가 불가피했던 김광현의 몸 상태를 고려해 수술과 재활을 전폭 지원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혔다"고 했다. 세부 사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산됐지만, 컵스는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섰다. 미국행을 이루지 못한 김광현은 이후 원소속팀 SK와 4년 총액 85억원(계약금 32억·연봉 53억)에 계약하며 잔류했다. 그리고 SK의 허락하에 포스팅으로 세 번째 빅리그 문을 두드리고 있다.
김광현에 대한 컵스의 관심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선 김광현 측 관계자가 컵스 구단 관계자를 만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MBC SPORTS+해설위원은 "컵스 얘기가 강하게 나오는 건 컵스가 원하는 유형의 투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컵스는 최근 마이크 몽고메리(30)를 데려와 재미를 봤다"고 했다.
몽고메리는 2016년 7월 21일 시애틀과의 트레이드 때 컵스로 넘어왔다. 올해 7월 캔자스시티로 다시 트레이드될 때까지 컵스 소속으로 네 시즌 동안 119경기(선발 38경기)에 나와 14승 17패 평균자책점 3.74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투수로 쓰임새가 폭넓었다. 송 위원은 "몽고메리에게 기대하는 모습이 김광현한테 맞아 떨어진다. 몽고메리는 왼손으로 95마일(152.9km/h)의 빠른 공에 커브를 주무기로 했다. 김광현이 대안으로 보기 좋다. 그런 쪽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선발로 기회를 잡기 쉽지 않다. 컵스는 다르빗슈 유(33) 카일 헨드릭스(30) 존 레스터(35) 호세 퀸타나(30)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 로테이션을 자랑한다. 네 선수의 통산 승수만 무려 399승이다. 그나마 5선발이자 베테랑 왼손 콜 해멀스가 최근 애틀랜타와 계약하며 팀을 떠났다.
송재우 위원은 "해멀스가 빠진 선발 한 자리가 비어있다. 컵스 마이너리그에선 내년에 돋보일만한 투수 유망주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김광현에게 기회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