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겨울올림픽 개막 전부터 한국과 러시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는 한 선수가 있다. 바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다.
안현수는 지난 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에 입성해 본격적으로 소치 겨울올림픽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안현수는 자신의 여자친구로 알려진 우나리(30) 씨와 함께 자주 등장해 더욱 눈길을 모았다.
2011년부터 사귀기 시작한 둘은 러시아 언론에서 먼저 주목할 정도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우 씨는 러시아빙상연맹의 배려로 이번 대회에 쇼트트랙팀 관계자로 들어가 안현수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둘은 지난 5일 러시아 선수단 입촌식에도 나란히 참석했다. 안현수의 아버지 안기원(57) 씨는 지난 4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현수가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러시아에서 배려해줬다. 우리 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러시아에서 현수를 믿고, 기대한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안현수는 말 그대로 러시아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를 받고 있다.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 3관왕, 세계선수권 5연패 등 쇼트트랙 역사에 길이 남을 성적을 낸 안현수를 통해 메달도 못 땄던 쇼트트랙 분야에서 내심 첫 금메달까지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안현수의 선전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씨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남자 계주 경기를 TV 생중계로 지켜보다 안현수를 향해 손가락 욕설을 한 네덜란드 선수에 대해 크게 분노하며 경기 주최 측에 전화까지 걸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평소에도 훈련장을 찾아 현수에 높은 관심을 갖고,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국가적인 지지도 엄청나다는 의미다.
안 씨는 "러시아 측이 믿고 기다려주는 만큼 현수는 차근차근 끌어올리며 성적으로 조금씩 보답하고 있다. 1등 아니면 안 되는 한국과 달리 러시아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축하해주고 박수쳐주는 분위기가 잘 형성돼 있다. 그래서 현수가 부담을 덜고, 편해진 마음으로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