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범한 '이용수호' 기술위원회(이하 기술위)는 뚜렷한 개혁의지와 함께 구조적인 한계도 동시에 드러냈다.
이용수(55) 신임 기술위원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7명의 신임 기술위원을 발표하면서 향후 기술위원회의 운영 방안을 공개했다. 이 위원장은 기술위의 3대 비전으로 ▶연령별 대표팀을 위한 시스템 구축 ▶국내 축구 수준의 질적 향상 ▶역량을 갖춘 인적자원 양성을 내걸었다. 이를 전제로 기술위를 구성했다는 얘기다.
기술위 명단을 보면 대표팀과 K리그, 여자축구, 유소년, 스포츠의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총망라된 것이 눈에 띈다. 일단 각급 대표팀 기술·전술 부문을 총괄할 인사로 이번 기술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김학범 전 성남 감독이 선임됐다. 또한 지도자, 유소년 육성을 담당할 기술위원으로 축구협회 김남표 전임강사와 최영준 전임지도자가 각각 뽑혔다. 김학범, 김남표, 최영준 위원은 상근직으로 활동한다.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K리그와 협조 체제를 위해 경험이 풍부한 프로연맹 조영증 경기위원장을 영입했고, 여자와 대학 분야 지도자로 최인철 현대제철 감독과 신재흠 연세대 감독이 각각 포함됐다. 스포츠 의·과학 지원 전문가로는 정태석 위원이 유일하게 연임됐다. 이 위원장은 "한국 축구의 질적인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들은 기술위가 적극 해나가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기술위의 독립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기술위는 여전히 협회 산하 7개 분과위원회 중 하나다. 기술위가 주도적으로 일을 추진하려면 회장 직속기구로 편입되거나 기술위원장이 기술 전무이사를 맡는 등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위원장이 개혁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도록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 사퇴로 공석인 부회장을 겸임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기술위 위상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기술위 독립성은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좋은 위원들과 협의하면서 기술위 결정이 실현될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만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