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진(42) OK저축은행 감독은 지난해 12월 방송사의 연락을 받았다. 예능 프로그램의 배구단 사령탑을 맡아달라는 요청이었다. 소속 팀이 2015~2016시즌을 치르고 있었기에 김 감독은 고심했다. 그러나 장고 끝에 출연을 수락했다.
그는 "최근 V리그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언제 위기가 닥칠 지 모른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배구를 쉽게 접하고, 저변을 확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요청을 받아들였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라고 밝혔다.
소속 팀 경기와 훈련에 지장이 없도록 녹화 스케줄을 잡았다. 그러나 공교롭게 김 감독이 예능을 시작하면서 소속 팀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전반기를 1위로 마친 OK저축은행은 후반기 현대캐피탈의 기세에 밀려 정규리그 2위에 그쳤다. 김 감독은 "팀은 챙기지 않고, 예능에 나간다고 욕을 엄청 먹었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았다. 선수들도 이해를 해줬다. 포스트시즌 준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플레이오프에서 삼성화재를 제압했다. 그리고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까지 꺾고 2연패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잘 해준 덕분이다"라며 "시즌을 무사히 마쳐 홀가분한 마음으로 예능팀을 이끌고 있다. 배구 저변이 확대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