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서 열린 2014 SBS '가요대전'은 갈 곳 잃은 카메라 워킹과 음향사고 진행 등 암담한 방송사고로 얼룩졌다.
시작부터 삐그덕이었다. 방송 시작 10여분만에 발생한 음향사고는 당황스러웠다. 파워루키 스테이지에 위너가 무대 등장했고 '공허해'를 불렀다. 그러나 이때 앞서 무대를 끝낸 러블리즈의 마이크가 꺼지지 않았는지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멤버들의 육성이 그대로 흘러나왔다. 위너의 라이브 소리보다도 훨씬 컸다. 명백한 방송사고. 음향사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무대 중간중간 음향이 잘 들리지 않았다. 유명 팝가수 제프버넷도 음향사고의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카메라 워킹은 갈 곳을 잃은 듯 비틀거렸다. 위너·갓세븐·레드벨벳·러블리즈 등 올해 데뷔한 신인그룹이 마룬5 '무브스 라이크 재거(Moves Like Jagger)'를 부를 때 카메라가 2초간 가수들을 촬영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카메라는 무대 구석과 엉뚱한 사람을 보여주는 등 엉망이었다. 리허설이란걸 하지 않았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최악이었다는 반응.
마지막까지 실수는 이어졌다. 서태지가 엔딩에 등장해 전 출연진과 '마지막 축제'를 불렀다. 모든 출연자가 무대위로 나왔고 눈이 내리는 무대 연출을 보여줬다. '마지막 축제'가 끝난 후 서태지는 마이크를 잡고 "여기서 춤 잘 추는 사람이 누구죠"라며 후배들의 춤실력을 보고파했다. 이후 남자 아이돌들이 춤을 췄고 카메라는 무대 전경을 잡았다. 이후 특별한 작별인사없이 그대로 줌 아웃, 그렇게 끝났다. 분명 서태지가 무언가 더 했을 상황인데 시상식은 강제로 종료됐다. 어차피 자정이 남은 시각이었음에도 급하게 끝내버렸다.
사실 '가요대전'의 음향·카메라 사고는 매회 지적됐다. 올해는 지난해만큼 암담하지 않겠지라는 기대감을 내걸었지만 달라진 건 출연잔 외 아무것도 없었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섭외해놓고 가수들에게 노래할 기회를 2분여 주더니 그마저도 방송사고에 가려졌다"며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속상할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실력이 평가절하되는 기분이라 씁쓸하다"고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