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팔'에서 승부 조작 가담자로 전락했다. 유창식(KIA)이 야구팬들의 기억에 남게될 마지막 모습이다.
 
유창식은 지난 23일 구단과의 면담에서 '승부 조작' 사실을 자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이를 KBO에 통보했고, 금일 해당 수사기관인 경기북부경찰청에 이 사실을 즉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창식이 승부를 조작한 경기는 그가 한화 소속이던 지난 2014년 4월 1일 삼성과의 홈 개막전으로 알려졌다. 1회 초 3번 타자 박석민에게 '조작 볼넷'을 내줬다고 진술했다.

KBO는 지난 22일 부정행위 및 품위손상행위를 막기 위해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았다. 그 중 한 가지가 자진 신고 기간을 둔 것이다. 당시 KBO는 "부정행위 관련자들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하여 금일부터 8월 12일까지 3주간 선수단, 구단 임직원을 비롯한 전체 프로야구 관계자들로부터 자진 신고 및 제보 기간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유창식의 자진 신고는 이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창식은 역대 KBO리그에 손꼽히는 '유망주' 출신이다. 몸값이 말한다. 그는 2011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2010년 황금사자기 결승전에서는 완봉승을 거두며 광주일고에 우승을 안긴 특급 좌완 투수였다. 한화 계약금 7억원을 안겼다.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액수다. 당시 한화 사령탑이었던 한대화 전 감독은 유창식이 류현진(LA 다저스)의 뒤를 이을 투수로 기대했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 앞에는 붙은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여느 유망주들이 그렇듯 고교 시절 팔을 너무 많이 썼다. 제구력은 기복이 컸다. 데뷔 첫 시즌을 1승 3패 평균자책점 6.69으로 마쳤다.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2012년 6승 8패 평균자책점 4.77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2013년 5승 10패 평균자책점 6.78로 답보했다. 2014시즌엔 두 차례 팔꿈치 통증으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성적은 4승 4패 평균자책점 4.14.
 
한화에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며 성장이 기대됐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유창식을 특별 지도하며 제구력과 밸런스에 공을 들였다. "많이 나아졌다"며 선발 기회를 주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부진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8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9.16으로 부진했다. 그리고 결국 지난해 5월 트레이드 됐다. 한화와 KIA가 4대 3 대형 트레이드를 전격 단행했고, 투수 임준섭의 맞카드로 쓰였다.
 
고향팀에서 '화려했던 시절'을 재연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유창식의 행보는 초라했다. 20경기(7선발)에 나서 승리 없이 6패만을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7.72에 이렀다. 올 시즌은 지난 5월 28일  NC전 구원 등판이 전부다.
 
팀 순위 경쟁에 기여하지 못하고, 심지어 구단에 누를 끼쳤다. 전 소속 구단이자 친정팀인 한화도 마찬가지. 야구팬들의 실망은 어떤가. 유창식은 앞선 두 선수(이태양, 문우람)와 달리 '특급 고교 유망주'였다. 각 구단에게 시사하는바가 크다. 1순위 기준이 무조건 빠른공을 던지는 팔에 한정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