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56) 감독이 이끄는 현대모비스는 20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주 KCC와 원정경기에서 75-69 승리를 거뒀다. 개막 3연패에 빠지며 시즌 초반을 부진하게 시작했던 현대모비스는 지난 18일 안양KGC인삼공사전에서 거둔 마수걸이 승리에 이어 2연승을 달리며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되찾기 시작했다.
16득점 17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한 라건아(30)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졌다. 라건아와 함께 함지훈(35·8득점 6리바운드)도 골밑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KCC의 공격을 봉쇄했고, 선발 출전한 김수찬(27)은 3점슛 2개를 포함해 10득점을 올렸다. 부상과 피로 누적으로 부진하던 이대성(30)도 8득점 6어시스트로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김상규(30)의 활약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어깨 부상으로 코트에 서지 못했던 김상규는 지난 KGC인삼공사전에서 코트를 밟으며 팀의 첫 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에서도 11분35초 동안 3점슛 2개를 림에 꽂아넣는 등 8득점을 올리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유재학 감독이 "희한하다, 배짱있는 선수"라고 칭찬한 부분이 이날도 잘 드러났다.
현대모비스는 개막을 앞두고 주전들의 줄부상 공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유 감독이 "감독 생활하면서 시즌 초반 이렇게 많은 부상 선수가 생긴 시즌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주전 대부분이 부상에 신음했다. 개막 3연패도 주전들의 부상 공백과 후유증 때문에 빚어진 결과다.
초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유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돌아오기를 침착하게 기다렸다. 3연패에도 개의치 않고, 휴식이 필요한 선수에겐 과감하게 휴식을 주면서 팀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아직 100%라곤 할 수 없어도 몸상태가 좋아진 이대성, 김상규가 돌아오면서 양동근(38) 함지훈, 라건아에게 치우쳤던 팀 밸런스가 살아나 경기력도 올라왔다. 그 결과로 현대모비스는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고, 완벽하지 않아도 '모벤져스'는 '모벤져스'라는 사실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