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3차전 4-3으로 승리하면서 승리 투수는 찰리, 세이브 투수는 김진성이었다. 마운드의 숨은 공신으로 이민호를 빼놓을 수 없다.
이민호는 3차전 8회 3-4로 쫓긴 1사 3루, 대타 이병규(9번) 상대로 볼카운트 2볼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앞서 베테랑 손민한이 1사 2·3루에서 등판했다가 폭투로 한 점을 헌납해 한 점 차이가 됐다. 게다가 2볼이라는 불리한 카운트. 잠실구장 거의 전체를 LG를 응원하는 노란 수건과 빨간 막대풍선으로 물들인 LG팬들은 이미 역전을 한 것처럼 함성을 내뱉었다.
이민호는 엄청난 부담감 속에 첫 번째 공을 스트라이크로 던졌다. 두 번째 공이 볼이 되면서 3볼-1스트라이크로 몰렸다. 그러나 이병규 상대로 씩씩하게 직구로 몰아붙여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곤 6구. 힘으로 승부했고 이병규가 때린 타구는 2루수 쪽 정면 땅볼이 됐다.
2루수 지석훈이 홈으로 던져, 3루주자 황목치승이 포수 김태군의 태그에 걸려 아웃됐다. 순식간에 LG 응원단은 조용해졌고, 3루쪽 NC 응원단 주변의 2000명 정도 되는 NC팬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민호는 정성훈을 고의4구와 다름없는 볼넷으로 내보내고 오지환과 승부했다. 이날 두 차례 번트를 실패한 오지환을 좌익수 뜬공을 잡아 4-3 한 점 차 리드를 잡아냈다. 100만불짜리 피칭이었다.
이민호는 올 시즌 초반에는 5선발로 뛰다가 중반 이후 후반 묵직한 직구와 제구력이 안정되면서 불펜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1차전 등판해 2타자 연속 사구를 던졌던 그는 "공이 손에 미끄러진 것이다. 긴장한 것은 아니었다"며 "본의 아니게 타자를 맞혀 죄송하고, LG 선배들이 오해할까 걱정된다"고 했다.
2차전 2-3으로 뒤진 8회 추가실점을 막기 위해 이민호를 투입(8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한 김경문 NC 감독은 3차전 1사 3루 긴급한 순간, 다시 이민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민호는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1점 차 리드를 지켜내 벤치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이날 승리 후 김경문 감독은 장비를 챙기는 이민호를 보고 "나이스 피처"라고 박수치며 "씩씩하게 잘 던졌다. 그렇게 던져라"고 거듭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