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이 직접 소개하는 우리 구단]⑤포항 양흥열 대표 "소통과 팀워크를 무기로 더 높이 올라간다"
등록2019.02.22 06:00
2019시즌 K리그1(1부리그) 개막이 다가왔다. 다음 달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 우승팀 전북 현대와 FA컵 우승팀 대구 FC 경기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일간스포츠와 JTBC3는 개막을 앞두고 K리그1 구단의 수장을 만났다. 수장이 군림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소통의 시대다. 그들도 축구팬들과 소통하면서 구단의 도약을 함께 구상해야 한다. 그래서 K리그 구단주·대표이사·단장 등 수장들이 직접 K리그 팬들에게 '우리 구단'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구단에서 가장 공신력을 가진 이가 직접 구단의 매력과 장점을 어필한다. 그리고 K리그 팬들에게 우리 경기장으로 찾아와 달라고 말하는, 진심을 담은 수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방송되는 K리그 개막 특집 다큐멘터리 '이제 K리그의 시간!'을 통해 K리그1 수장들이 직접 2019 K리그1에 대해 전한다. 2019시즌 K리그1 중계방송사 JTBC3 FOX Sports는 3월 1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대구 FC의 시즌 개막전을 동시 생중계(JTBC·JTBC3) 한다.
다섯 번째로 바통을 이어받은 주자는 양흥열 포항 스틸러스 대표이사다. 2018년 1월 15일 포항에 부임한 양 대표이사는 지난 시즌 그의 표현대로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다. 축구는 길게 봐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는 그는 올 시즌, '명가 포항의 부활'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지난 19일 경상북도 포항시 죽도동에 위치한 포항 스틸러스 본사에서 양 대표이사를 만나 2019시즌에 포항이 보여 줄 모습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 명가 재건의 발판을 만들었던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세 가지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첫째는 선수단 구성이다. 과거 운영 패턴을 보면, 시즌이 끝나고 재정적 한계로 주력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이번 시즌은 주축 선수 그대로 가고, 역량은 좋은데 뛰지 못했던 선수들을 데려와서 스쿼드를 충실하게 보강했다. 사실 작년에 가장 반성해야 할 부분이 외국인 선수 활용도다. 외국인 선수 4명 다 교체했는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올해는 아예 외국인 선수 영입 프로세스를 바꿨다.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때 코치와 감독이 직접 나가서 관찰, 면담하고 검증한 선수를 데려오자'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 들어오는 외국인 선수들은 코칭스태프가 검증한 선수들인 만큼 활용도가 작년보다 높을 것이다.
또 한 가지는 경기력이다. 최 감독이 다시 온 지 3년 차다. 전술적 완성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체력과 팀워크가 뒷받침되어야 최 감독이 원하는 빌드업 축구가 살아날 수 있다. 경기력 측면에서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채프먼 이탈에 대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여러 가지 변수는 언제나 생기는 법이고, 발 빠르게 대안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 부임 이후 1년이 지났다.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한 줄로 표현한다면,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다. 후반기에 소통과 팀워크를 통해 꾸역꾸역 승리를 챙기면서 왔다. 9위까지 떨어졌을 때는 2016년처럼 강등권 싸움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있었다. 하지만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반등의 원동력을 묻는 분들이 많더라. '축구 명가의 자부심을 갖고 꿈을 크게 갖자'. 선수들에게 한 달에 한 번 정도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선수들에게는 복잡하게 얘기하지 않고, 세 가지 소원이 있으니 달성해 달라고 했다. '다치지 마라. 시즌이 끝날 때까지 건강하라.' 두 번째로 '팀에서 계속 성장하는 선수가 돼라. 기량 발전을 위해 구단에서도 노력하겠다.' 세 번째로 '가자, 아시아로.' 이 세 가지 메시지를 줬다. 마지막에 '우리는 포항이다. 위 아 스틸러스. 가자, 아시아로', 이렇게 말했다. 명가 소속이라는 자부심과 큰 꿈을 갖게 했다는 것이 반등의 가장 큰 요인이다.
잠이 오지 않은 날도 많았고, 힘든 시기도 많았다. 가장 화날 때는 분명히 이긴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졌을 때다. 이길 것 같았는데 지고.(웃음) 그런 상황들이 힘들었는데, 몇 번 반복하니 이게 축구구나 싶었다. 전반전에 2-0으로 이기고 있다가 후반에 세 골을 내리 내주고 2-3으로 졌을 때 선수들을 질책했다. 그런데 다음 경기에서 너무 잘하더라. 미안하다고 했더니 김광석이 '사장님, 미안해하지 마세요. 잘하면 칭찬받고 못하면 욕먹는 게 축구입니다'라고 하더라. 축구는 참 길게 봐야 하는 거더라." - 적극적인 선수 영입을 앞세운 전북·울산·경남의 3강 구도가 예상된다. 순위 싸움은 어떻게 할 예정인지. "우리는 13년 우승하고 최근 5년간 우승이 없다. 축구 명가 소리를 들으려면 3년에 한 번 정도는 우승해야 한다. 올해는 진짜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그중 FA컵은 전략적으로 집중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FA컵 우승은 무조건 하고, 리그에서도 20승하자는 목표를 제시했다. 상대가 전력 강화를 했다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선수단이 아무리 두꺼워도 결국 경기에 뛰는 것은 11명이다.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체력 관리를 잘하면서 시즌이 끝날 때까지 뛸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분명 선수 몸값 등을 보면 (다른 팀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력에서는 뒤지지 않을 스쿼드를 갖고 있다. 지난해는 올해보다 더 어려운 스쿼드로 4강에 들었다. 올해는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북 미팅과 심리 상담 등 선수들의 멘틀 부분도 잘 '케어'하고 있다."
- 최순호 감독과 '케미'가 좋을 것 같다. "최 감독이 소통을 좋아하고, 나도 마찬가지다. 다들 최 감독을 보고 '너무 약한 것 아니냐'고 한다. 덕장·지장이라고 평가받는데, 선수들을 야단치고 강하게 나가기보다 개인적으로 불러서 상담하고 정성을 들이는 분이다.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시간과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리더십이고, 나는 그런 부분을 좋아한다. 신념이 있는 감독이다. 목표를 정해 놓고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나아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최 감독과 나는 '케미'가 좋다."
- 성적 외에 이루고 싶은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올 시즌뿐 아니라 앞으로도 스틸야드가 팬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곳이 되길 바란다. 포항과 경북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만들겠다는 꿈이 있다. 포항 하면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 도시였다. 그 이름을 다시 되찾게 하겠다. 지난 시즌 관중 수도 우리가 4위였다. 하지만 평균 관중이 최소 만 명은 돼야 한다. 주말에는 1만2000명 이상, 주중에는 8000명 이상을 실현해서 올해 평균 관중 만 명 이상을 유치하고 싶다. 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 직접 '포항 스틸러스'를 소개해 달라. "세 가지로 정리하고 싶다. 첫째는,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구단이다. 우리는 '플레이어즈 퍼스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선수들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한다. 두 번째는,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최고의 '팬 프렌들리' 구단이다. 물론 이 부분은 아직 진행형이다. 사회공헌활동도 성실하게 진행한다. 우리는 축구 선수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지역사회 일원으로 존재한다. 지역사회 팬들이 함께 있을 때 존재 의의가 있다. 최 감독은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표현하더라. 세 번째는, 선수와 스태프와 프런트 간 최고의 팀워크를 가진 구단이다. 내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항상 선수·스태프·프런트, 또 사장부터 일반 직원까지 서로 소통과 화합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믿고 많이 찾아와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