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경기를 보기 위해 찾은 1만3554명의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들이 세월호 침몰 사고의 아픔을 함께 나눴다.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서울-포항 경기에 양 팀 서포터들은 단체 응원을 펼치지 않았다. 지난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사람들을 애도하고,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진심으로 기원하기 위해서였다. 간간이 박수와 함성이 나오기는 했지만 관중들은 경기가 치러진 90분 내내 차분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장 곳곳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한 플래카드도 걸려있었다. 서울 서포터석에는 "우리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마음깊이 추모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실종자들의 빠른 구조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메시지를 담은 플래카드를 걸었다. 또 포항 서포터들은 "힘내세요. 반드시 돌아올 겁니다" "기적은 그대들을 위한 당연함이다!" 등 손수 쓴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이날 최용수 서울 감독은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마음을 담아 검정색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하고 선수들을 지휘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도 경기 전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비록 경기를 통해 승부를 가렸지만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실종자의 기적같은 생환을 바라는 마음은 모두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