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고졸 신인 투수 하영민(19)이 '시즌'을 '마감'한다. 부상이 아닌 장기 프로젝트 때문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1일 잠실 LG 전을 앞두고 하영민을 1군에서 말소시켰다. 하영민은 전날(7월31일)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2⅔ 4실점을 기록한 뒤 조기강판 됐다. 염 감독은 "이제 자기 역할이 끝난 것 같다. 이제부터는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트레이닝 코치, 투수 코치와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상태에서 계속 끌고 가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하영민은 진흥고를 졸업하고 올해 넥센에 입단해 지난 4월 중순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당초 2군에서 조금더 훈련을 하고 1군에 데뷔시킬 예정이었지만, 넥센 선발진이 시즌초부터 붕괴되며 다소 일찍 1군 무대를 밟게 됐다. 1군 첫 등판이었던 4월13일 한화전에서 선발승을 거두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시즌 중반을 넘어가며 난타당하는 경기가 크게 늘었다. 지난 10일 한화전 이후 20일 가량 1군에서 제외한 뒤 휴식을 주고, 지난달 31일 선발 복귀전을 가졌지만 아쉬운 모습은 그대로였다. 하영민은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해 3승5패 평균자책점 7.22를 기록 중이다.
염경엽 감독은 "풀타임도 경험해보지 않았고, 체력도 많이 떨어졌다. 시즌 초 시속 142㎞까지 나왔지만, 어제는 최고 시속이 137㎞에 그치더라. 휴식을 그만큼 줬는데 회복이 되지 않았다는 건 더 긴 휴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고 설명했다. 아쉽게 시즌을 마감하게 됐지만, 하영민은 넥센의 특별 관리 자원이다. 1군에서 제외되더라도, 1군에서 함께 훈련을 한다.
훈련 방법도 일찌감치 정해줬다. 염 감독은 "피칭은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만 한다. 캐치볼을 하고, 몸을 만들면서 파워를 키워하게 하려고 한다. 식단을 따로 짜서 체중을 늘리는데 더 신경을 쓸 생각이다. 러닝을 하면 살이 안 찌기 때문에 러닝양도 줄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유독 마른 몸매를 가지고 있는 하영민이 더 살을 찌워 힘을 붙이게 하려는 의도다. 내년 시즌까지 구종도 하나 더 추가를 시킬 예정이다. 염 감독은 "포크볼이나 서틀 체인지업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한다. 제구력도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 먼 미래를 보고 내린 결단이다. 염경엽 감독은 "과정 없이 올라설 수 없다. 기본기가 없이 올라가면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 더 발전을 하려면, 이런 기간을 갖고,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