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시청률 고공행진 속에 화려하게 종영했다. 그러나 시청자는 '만족스럽지 않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높은 시청률로도 덮을 수 없는 치명적 약점이 있었다.
먼저 기대 이하였던 주인공 남녀의 활약이다. 주말극은 여러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그려나가지만, 드라마의 중심은 이동건(이동진)과 조윤희(나연실)이다. 그러나 가장 사랑받지 못한 인물이 바로 이동건과 조윤희다. 이들의 멜로가 차인표·라미란이나 현우·이세영 커플보다도 매력적으로 그려지지 못했기 때문.
특히 조윤희는 최대 피해자다. 착한 성격을 넘어 답답한 인물로 등장하며 드라마의 고구마 전개는 모두 그의 몫이었다. 전 남편 지승현(홍기표)과 이동건 사이에서 조윤희는 수동적 여성으로만 그려졌다. "에이. 뭐예요, 동진씨"라는 조윤희의 답답한 대사가 유행어가 될 정도였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만의 차별성도 없었다. 뻔한 전개, 뻔한 인물설정, 뻔한 결말이었다. 시청률 40%를 넘보며 주말 안방극장을 점령했지만, '국민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얻지 못한 것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만의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 탓이다.
드라마가 놓친 것은 또 있었다. 바로 개연성. 흔히 막장으로 치닫는 주말극이라지만, 무리수 가득한 전개는 시청자의 원성을 사기 충분했다. 현우(강태양)은 취미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억대의 광고도 찍고 임용고시까지 패스했다. 최원영(성태평)은 손쉽게 가수로 성공했고, 박준금(고은숙)은 말도 안되는 실어증 설정으로 실소하게 만들었다. 박준금과 구재이(민효주)가 갑자기 화해를 하고, 차주영(최지연)은 한회 만에 갑자기 세상 착한 여자가 됐으며, 악독했던 박은석(민효상)은 마지막회에서 급하게 귀여운 인물로 그려졌다. 이처럼 그냥 보고 넘기기엔 설득력 떨어지는 전개가 이어졌다.
한편, 오는 3월 4일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빈 자리는 '아버지가 이상해'가 채운다. 평생을 가족밖에 모르고 살아온 아버지와 아내, 그리고 4남매의 집에 안하무인 아이돌 출신 배우가 얹혀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영철 김해숙 류수영 이유리 이준 정소민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