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LG에 입단해 주로 구원 계투로 활약한 정찬헌은 지난해까지 개인 통산 13세이브를 기록했다. 2016년 28세이브를 올린 임정우가 부상으로 빠진 지난해 7세이브가 개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올 시즌 새롭게 LG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은 정찬헌에게 붙박이 마무리 투수를 맡겼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시즌 블론 세이브는 2개.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안정감을 찾고 있다. 벌써 8세이브를 올려 이 부문 단독 1위다. 또 개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넘어섰다. 시즌 성적은 15경기에서 2승1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3.45. 선발-중간에 이은 뒷문까지 든든해진 LG가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타는 원동력에는 마무리 정찬헌의 존재도 한몫한다.
정찬헌도 점점 자신감을 얻고 있다. 이는 감독과 동료들의 믿음에서 비롯된다. 류 감독은 정찬헌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해 "네가 우리팀의 마무리다"는 말로 용기를 줬다. 지난 25일 잠실 넥센전에서 2-1로 근소하게 앞선 8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상대 4번 타자 마이클 초이스 타석 때 류 감독은 이동현을 내리고 정찬헌을 올렸다. 결과는 삼진. 정찬헌은 1⅓이닝 무실점으로 터프 세이브를 올렸다. 류 감독은 "상황에 맞게 투수를 투입하는데, 정찬헌이라면 상대 타자와 스윙 궤도를 고려했을 때 실점 없이 막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정찬헌은 마운드에 오를 때 야수들의 눈빛에서 자신감을 갖는다. 그는 "최근 들어 마운드에서 야수들을 보면 '내가 안타를 맞아도 1~2명은 막을 수 있다'는 생각과 눈빛을 보내 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럼 정찬헌은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다. '네 공을 믿고 던져라' '쫄지 말자'라는 식이다. 그런 정찬헌을 향해 차우찬은 "현재 최강 마무리다"며 칭찬했다. 정찬헌은 "동료들이 믿어 줄 때마다 자신감이 붙는다"며 "직구 구위도 점점 올라오는 것 같다"고 했다.
정찬헌은 희망 세이브 개수에 대해 "초짜 마무리 투수인데 목표가 어디 있겠나"라면서 "그냥 깔끔하게 막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