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2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9-6 승리를 따내 3연승을 달렸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를 펼쳤다. 7-4로 앞선 8회 불펜 투수 장민재와 박정진이 잇따라 흔들리면서 추격을 허용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송창식 카드를 선택했다. 송창식은 7-5에서 황재균에게 1타점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최준석을 병살로 유도해 동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타선이 8회 2점을 뽑자 9회 권혁이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승리를 거뒀지만, 찜찜함을 지울 수 없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송창식과 권혁은 무조건 휴식을 취한다"고 말했다. 27일 경기에서 많은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송창식은 당시 3⅓이닝 42구, 권혁이 3이닝 46구를 기록했다. 연투는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정진까지 흔들리자 송창식과 권혁을 호출했다. 송창식은 ⅔이닝 7개의 공을 던졌다. 권혁은 12개의 공으로 9회를 책임졌다. 투구 수는 적었지만, 불펜 투수는 보이는 투구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김성근 감독이 자신이 내뱉은 말까지 어겨가면서까지 송창식과 권혁을 기용한 건 한화 마운드의 현실을 대변한다. 장민재와 박정진이 흔들린 8회 김성근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송창식과 권혁·송신영·송창현·김용주 등 5명이었다. 송창식과 권혁은 필승조에 해당된다. 그러나 나머지 3명은 리드 속 위기 상황에서 등판 경험이 없다. 팀이 크게 지고 있을 때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나선 것이 대부분이다.
김 감독의 투수 편식 때문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부터 앞선 경기는 필승조 투수로 마무리하고 있다. 8점차 넉넉한 상황에서도 권혁과 송창식·박정진 등 필승조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상대에게 조금이라도 추격을 허용하면, 다음 경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로 인해 불펜 필승조의 소화 이닝은 급격히 증가했다. 그 여파는 올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송창식·박정진은 구위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마운드에 '양성우'가 필요하다. 한화 타선은 5월 들어 새얼굴 양성우가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5월 14경기에서 타율 0,388·2홈런을 기록 중이다. 야무지게 방망이를 돌리며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날에는 3-4로 뒤진 5회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시즌 2호 솔로 홈런을 날렸다. 양성우의 활약은 한화 타선의 '수확'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마운드에서는 아직 새얼굴을 찾아볼 수 없다. 김성근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김용주와 김범수·김민우·김재영 등 젊은 투수 성장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아무도 1군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한화 마운드는 지쳐가고 있다. 새얼굴 없이 반등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