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우(45) 롯데 감독은 지난 1일 "지난 3주 동안 해오던 기본 훈련을 한 주 더 하고 1차 캠프를 마치기 전에 청백전과 연습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고 했다. 여느 팀이 그렇듯이 실전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지난 6일 자체 청백전, 9일과 11일 일본팀 니혼햄과 두 차례 연습경기를 가졌다.
단 3경기. 완벽한 경기력을 보였다고 해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순 없다. 아직 1차 캠프를 치르는 중이다. 주축 선수들 대부분 개막에 맞춰 몸을 끌어올린다. 상대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선수단이 조원우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에 녹아들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확인됐다. 지난해 취임식 때부터 강조한 '기본', '근성', '경쟁'이 모두 드러난 경기였다.
니혼햄과의 2연전 전적은 1승 1무였다. 1차전은 5-4 승리, 2차전은 1-1 무승부였다. 패배가 없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승패보다 경기 내용이 더 중요했다. 일단 사령탑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원우 감독은 "야수진들이 수비에서 큰 실수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2경기 모두 수비에 대해 언급했다. 눈여겨본 부분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조원우 감독은 "야수진의 실책을 줄이지 않고서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기존 주전급 선수들도 놀랄 만큼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 이전 3주 동안 '단내'나는 훈련을 소화한 뒤 가진 첫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실력 향상을 장담할 순 없지만, 자신감 향상은 기대할 수 있다.
뒷심도 빛났다. 조원우 감독은 "'피곤한 팀'이라는 인식을 주도록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이자"고 강조해왔다. 2경기 모두 니혼햄은 피곤했다. 경기 후반 덜미를 잡혔다. 롯데는 1차전에선 3-4로 뒤진 9회 강민호의 동점 적시타와 상대 폭투로 역전승을 일궈냈고, 2차전에서도 9회 초까지 0-1으로 끌려가다가 손용석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어 패배를 면했다.
지난해 한화 돌풍의 가장 큰 기조는 '끈끈함'이었다. 경기 운용에 대한 여론은 갈리지만, 끝까지 상대팀을 괴롭히며 '만만치 않은 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은 분명하다. 팬들이 원하는 야구이기도 하다. 반면, 롯데는 지난해 유독 역전패가 많았다. 신임 감독 대부분이 '근성'을 강조하지만 쉽게 녹아들지 않는다. 사령탑이 경기 운용은 물론 팀 분위기 조성도 큰 영향을 미친다. 롯데 캠프에서 들리는 후문을 고려하면 조원우 감독의 팀 장악력은 합격점을 줄만하다. 지난 2경기 보여준 '뒷심'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향후 자연스럽게 경쟁 분위기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1, 2차전 선발로 나선 박세웅과 고원준이 모두 호투를 펼쳤다. 다른 선발 후보들이 긴장하기 충분했다. 야수진 역시 좌익수, 유격수, 1루수 등 경합 포지션 자원들이 눈에 띄는 타격을 보여줬다. 조원우 감독은 "그라운드 위에 섰을 때는 선, 후배 그리고 학연, 지연은 없다"며 더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백지 상태에서 본다"며 실력만이 경기에 나서는 최우선 조건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긴장감과 근성이 짙어졌다. 경쟁은 이어진다. 담금질에 들어가는 2차 가고시마 캠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롯데 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