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박주홍(19)은 주목받는 신인이다. 2020년 KBO 리그 1차 지명 선수 중 유일한 야수다. 대부분의 구단이 1차 지명 권리를 투수에 사용했지만 키움의 선택만 달랐다.
장충고 재학 시절 거포 외야수로 이름을 날렸다. 2학년 때 전국대회에서 5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장타율이 무려 0.716. 졸업반 때도 6할이 넘는 장타율로 스카우트의 눈도장을 찍었다. 동급생 중 경쟁자가 없었다. 부드러운 폼에 힘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들었다. 쟁쟁한 선수들이 가득한 서울권에서 자타가 공인한 '타자' 최고 유망주였다.
구단의 기대가 크다. 손혁 감독은 신인 중에선 유일하게 박주홍을 1군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 데려갔다. 36명으로 꾸려진 선수단 중 외야수는 5명. 이정후, 김규민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팀 막내로 캠프를 소화 중인 박주홍은 "타격 연습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신인왕을 한번 노려보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전했다.
-첫 1군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는 소감은. "학생 때보다 더 재밌고 즐겁다. 잘하는 선배들만 계시니 배우는 것도 많다. 선배들이 시즌에 앞서 스프링캠프를 어떻게 보내는지 그 과정을 옆에서 보고 체험할 수 있으니 좋다."
-캠프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어땠나.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캠프에 가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 아무래도 약간의 부담은 있지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고등학교 때와 비교하면 차이점이 느껴지나.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훈련이다. 아마추어와 달리 정확한 스케줄을 미리 알 수 있고 정해진 만큼만 훈련한다. 그러다 보니 더 집중해서 할 수밖에 없다. 짧은 시간 안에 모든 훈련을 소화하려면 집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들다."
-외야수로 기대가 높지만 키움은 외야 선수층이 두꺼운 팀인데. "좋은 외야수 선배님들이 많다. 그만큼 배울 수 있는 것도 많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잘하는 거다. 얼마나 능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를 것 같다. 잘하면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주력하는 부분은. "중점적으로 연습하는 건 타격이다. 칠 수 있는 건 최대한 그냥 보내지 않고 쳐내는 게 중요하다. 예전에는 타격감이 안 좋으면 칠 수 있는 공도 못 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젠 실투성 공을 놓치면 안 된다. 배트 스피드는 물론이고 타구 스피드도 높이고 싶다. 최근 라이브 배팅을 했는데 선배들의 공을 많이 보면서 타이밍을 잡고 있다."
-수비는 어떤가. "안정적으로 포구하는 능력에 집중하고 있다. 송구는 캠프 기간 좀 좋아진 것 같다."
-외야수지만 캠프 기간 1루 연습도 하고 있는데. "1루 수비 연습은 한 번 했다. 감독님께서 지시하셨다. 시즌 중에는 어느 포지션으로 경기를 나갈지 알 수 없다. 어느 자리에서든 팀이 필요하다면 나가서 잘해야 한다."
-팀의 롤모델은. "박병호 선배님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홈런 타자 아닌가. 강한 타구를 날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박병호 선배님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운다. 프로선수가 가져야 하는 자세도 마찬가지다. 훈련에 임할 때와 팬들을 대할 때 모두 정말 최고라고 생각한다. 아직 난 멀었지만, 선배님과 같은 타자가 되고 싶다."
-주변의 기대만큼 부담도 크지 않나. "부담감도 있지만, 준비만 돼 있으면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시즌 목표는 먼저 1군 엔트리에 들고 싶다. 그다음은 자리를 잡고 경기를 많이 나가는 거다. 잘하다 보면 주전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신인왕도 한번 노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