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엘은 2012년 데뷔해 '일라 일라''나쁜 사람''귀여운 남자'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다. 데뷔 무대는 굉장했다. 시작부터 화려했다. 스무살의 소녀가 기타를 매고 나와 '일라 일라'를 부르면, 아련하게 추억이 떠오르는 경험은 신선하기까지 했다. 연이어 나온 '나쁜 사람'이라는 곡도 마이너 취향의 감성을 건드렸다. 그해 신인상을 싹쓸이 했고, 여기저기서 아이유의 데뷔 초기와 비교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신분 상승한 신데렐라의 무도회 데뷔만큼이나 화려했을까.
하지만 급히 먹은 밥에 체한걸까. 귀엽고 깜찍한 모습으로 율동까지 선보이며 공들인 '귀여운 남자'가 전작들의 성공에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곧 1년 6개월간의 공백이 찾아왔다. 대중들의 기억에서 '제 2의 아이유'는 서서히 지워졌다. 그리고 29일 주니엘은 새 싱글 '연애하나 봐'를 들고 돌아온다. 싱글에는 총 3곡이 실렸고, 그 중 2곡은 주니엘이 직접 썼다. 주니엘은 1년 6개월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까. 음악적인 성장은 있었을까.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어떤 해답을 찾았을까. 많은 질문들을 안고 주니엘을 만났다.
-이번엔 노래를 굉장히 예쁘게 불렀네요.
"노래 자체가 굉장히 귀여운 곡이에요. '연애하나 봐'라는 제목부터 그렇잖아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고 설렐 때의 감정을 표현했어요. 그러다보니, 노래도 예쁘게 부르려고 했어요. 주니엘은 노래를 가성으로만 부른다는 얘기도 들어서 이번엔 힘 있게 부르려고 했습니다."
-'일라 일라''나쁜 사람'이 어두웠다면, '귀여운 남자'부터는 밝은 노래를 하고 있네요.
"22살에는 밝은 게 더 어울리지 않나 싶어요. '일라 일라'는 20살 때 불렀는데, '아기가 뭘 안다고 저렇게 슬픈 노래를 부르냐'는 이야길 많이 들었어요. 연애를 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일리가 있는 얘기라고 생각했어요."
-자작곡을 쓸 줄 아는데, 타이틀곡은 쓴 적이 없어요.
"대표님 결정이에요. 저도 물론 타이틀 욕심은 있지만, 더 성장하면 제 곡을 써주겠다고 했으니까요. 지금은 대표님 말을 믿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타이틀곡 자랑을 해보자면요.
"가을은 연애가 하고 싶은 계절이잖아요. 연애가 하고 싶은 분들이 들으면 정말 하고 싶어지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하고 있는 분들이 들어도 기분이 좋아질 곡입니다."
-'벅 오프'(꺼져)는 어떤 곡인가요.
"어장 관리에 대한 곡이에요. 1년 6개월 동안 쉬면서 친구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 때 들은 이야길 옮겼어요. 어장 관리를 당한 친구가 자기 얘기를 많이 해줬는데 '곡으로 써도 좋겠구나'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이제 22살인 친군데 자기 보다 더 어린 친구한테 당한했요. 진짜 '식겁'했어요. '네가 어부라도 되니'같은 가사들이 재미있습니다."
-주니엘도 같은 경험이 있나요.
"어장 관리는 남자들이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전 연애 자체가 좀 힘든 편이에요. 다가오면 철벽을 치는 스타일이라서요. 얘기도 잘 이어가지 못하고요. 친구들은 자주 만나는데 어색한 분위기를 못 견뎌요."
-세 번째 곡 '플리즈' 소개를 부탁합니다.
"성숙한 이별을 그린 곡이에요. 제 경험도 조금은 들어갔고요. 서로 싸우고 마음이 상해서 끝나는 이별이 아니라, 깔끔하게 정리하고 말을 아끼는 이별이요. 한 번은 저도 그랬어요. 자연스럽게 마음이 식더라고요. 싸운 적도 없었고 마음 상한 짓을 한 적도 없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