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 보르도로 이적한 황의조(27)가 아시아에 이어 유럽 무대 평정에 나선다.
황의조는 지난 18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그는 출국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설레고 긴장이 된다. 빨리 팀에 적응해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지난 14일 일본 감바 오사카를 떠나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1부리그) FC 지롱댕 드 보르도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200만 유로(약 26억5000만원)에 연봉은 팀 내 1~2위 수준인 약 20억원 내외다.
황의조가 보르도를 선택한 건 유럽 진출의 꿈 때문이다. 그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중동과 중국 리그 클럽에서 연봉 400만 달러(약 47억원)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유럽이 최우선 목표였던 그는 과감히 이런 제안을 뿌리쳤다. 황의조는 "도전을 하고 싶었다. 더 좋은 환경과 무대에서 축구를 해 보고 싶어 유럽 무대를 선택했다"면서 “(프랑스에는) 좋은 팀과 좋은 선수들이 많다. 경기장에서 직접 부딪히고 싸우며 경험하고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보르도의 공격 성적표는 38경기에서 34득점. 1881년 창단한 보르도는 1990년대 프랑스 최고의 팀이었다. 이 시기 세계적인 레전드 지네딘 지단(1992~1996년)을 비롯해 빅상트 리자라쥐(1988~1996년) 크리스토프 뒤가리(1988~1996·2000~2003년)가 뛰었다. 이들은 당시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간판선수들로 뛰며 1998년 자국 월드컵과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0) 우승을 합작했다. 보르도가 마지막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한 건 무려 10년이 넘은 2008~2009시즌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1984~1985시즌 4강이 마지막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던 시기다. 황의조는 “모든 게 새로운 리그고 처음 도전한다. 새롭고 설레고 긴장도 된다”면서 “따로 목표를 정하지는 않지만 적응을 빨리 해 두 자릿수 골을 기록하고 싶댜. 골도 중요하지만 경기에 출전하고 빨리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더 높은 무대를 꿈꾸지만 프랑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인정받는 게 먼저다. 다음은 다음이다.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축구대표팀 간판 공격수 황의조는 벤투호 내에서도 입지가 탄탄하다. 한국은 전날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북한을 비롯해 레바논·투르크메니스탄·스리랑카와 같은 조에 편성됐다. 이에 대해 황의조는 “어느 나라든 쉬운 팀은 없다. 대표팀 선수들과 준비를 잘해 최대한 많이 승리해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월드컵 조 추첨을 마치고 귀국한 파울루 벤투 감독과 인천공항에서 만났다. 황의조는 “벤투 감독님이 잘하고 오라고 하셨다”고 했다. 벤투 감독은 "조 추첨은 항상 주어진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1차 목표가 월드컵 본선 진출이기 때문에 최종예선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의조는 마지막으로 팬들을 향해 “많은 응원을 해 주셔서 책임감도 많이 생긴다. 더 많은 골을 넣어서 기쁘게 해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