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팀'이 차두리(37) 전력분석관마저 잃었다. 다가올 6월에 열리는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조별예선 8차전을 앞두고 또 한번 암초를 만났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차 분석관의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차 분석관은 "그동안 대표팀에 도움이 되기위해 노력을 했지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며 지난달 28일 시리아전을 마친 뒤 사직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이로써 6개월 만에 대표팀을 떠나는 차 분석관은 독일에서 밟고있는 지도자 자격증 교육과정에 집중할 예정이다.
울리 슈틸리케(63) 감독은 천군만마를 잃게됐다. 그동안 차 분석관은 대표팀 선수들의 신망을 받는 선배이자 형, 그리고 지도자로서 활약해 왔다. 대표팀 훈련 때마다 후배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며 파이팅을 불어넣는 한편 꼼꼼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태극전사'들은 자신들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두루 보살피는 차 분석관을 감독보다 더 의지했다.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안팎의 신망이 식을수록 차 분석관의 역할과 팀 내 입지도 더 커졌다. "잘 뭉쳐지지 않는 선수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건 차 분석관밖에 없다"는 자조 섞인 말도 나왔다.
사진=서지영 기자
차 분석관은 축구인들의 평가도 상당히 좋았다. 지방 구단의 한 사장은 "차두리의 성격이 참 좋다. 후배들과 관계가 좋을 것"이라며 "슈틸리케 팀에 차두리가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잘 하고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역시 "선수들에게 친근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뛰어온 선수 출신이라 큰 경기를 앞둔 선수들에게 도움이 된다"고도 전했다. 차 분석관과의 이별이 현재 슈틸리케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A대표팀은 다가올 6월 13일 카타르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만약 카타르전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지 못할 경우 러시아월드컵 본선행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한 명의 힘이라도 더 보태야 하는 시점에 차 분석관마저 떠나면서 또 다시 위기를 만났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두 명의 코치진을 보강했다. 지난 2월 6일 설키현 코치, 지난 18일 정해성 수석 코치가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풍부한 경험과 지도자 경력을 갖췄다. 정 수석코치는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2002년 4강 신화를 일궜던 인물이다. 차 분석관의 공백 후유증을 두 사람이 효과적으로 채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친숙하고 따뜻한 리더십으로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기에는 차 분석관이 보다 더 적임자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속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