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2위 경쟁이 진행 중이다. 주축 선발투수의 마지막 등판 일정도 잡기 어려울 정도다.
이강철 KT 감독은 국내 에이스로 거듭난 신인 우완투수 소형준(19)의 추가 선발 등판 여부를 고민 중이다. 신인 선수이기 때문에 이닝 관리가 필요하다. 가급적 지켜주려고 했던 제한 이닝(120이닝)도 이미 넘어섰다.
변수는 순위 경쟁이다. LG, KT, 키움, 두산이 2위를 노린다. 한 경기 결과로도 순위가 요동치는 상황이다. 가장 많은 경기가 남은 KT는 자력으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도 있다. 승률이 높은 선발투수 투입은 정석이다.
그러나 휴식 부여도 좋은 선택이다. 소형준은 이미 휴식 효과를 봤다. 6월 26일 대전 한화전 등판 뒤 약 보름 동안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복귀 뒤 승승장구했다. 후반기 컨디션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보다 낫다는 평가. 잔여 경기는 실전 감각만 유지하고, 포스트시즌에서 1·2선발로 나서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사령탑은 순위 경쟁 추이에 따라 결정할 생각이다. 현재 4점(4.04)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소형준이 한 차례 더 등판해 호투하면, 데뷔 시즌을 3점대로 마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한다. 승수 추가도 마찬가지다. 팀은 승률을 높일 수 있고, 소형준은 한 번뿐인 데뷔 시즌에 더 좋은 기록을 남길 수 있다.
두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도 정규리그에서 몇 경기를 더 등판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는 지난 18일 고척 키움전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8승을 거뒀다. NC 드류 루친스키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다음 등판은 24일 롯데전이다. 승수를 챙기면 20승에 다가선다. 정상 휴식 뒤 나서면 그다음 등판은 30일 잠실 키움전이 유력하다.
그러나 순위 경쟁에 따라 포스트시즌으로 밀릴 수 있다. 만약 두산이 2위 또는 3위로 올라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대비해야 한다. 최종전(10월 30일) 이틀 뒤인 11월 1일이다. 에이스인 알칸타라는 1차전에 내세워야 할 투수다. 반면 2, 3위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이라면 알칸타라의 29~30일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개인 20승 도전도 가능하다.
키움은 잔여 경기가 2경기뿐이다. 경쟁팀 전적에 따라 순위가 정해진다. 두산과의 시즌 최종전 결과에 따라 휴식일을 확보할 수 있는 순위까지 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패전이 4, 5위로 이어지는 상황이라면 에이스 에릭 요키시 등판을 두고 고민이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