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겨울올림픽 공식 '구스롱다운점퍼', 일명 '평창 롱패딩'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22일 재개된 추가 판매에 전날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으며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제품을 더 만들어 달라'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기 피해가 나오는 등 이상 과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님! 평창 롱패딩을 생산해주세요"
평창 롱패딩 유통사인 롯데백화점은 이날 마지막 물량인 7000장 중 3000장을 잠실점 에비뉴엘과 영등포점 등지에서 판매했다. 전날 저녁부터 대기표까지 받아가며 줄을 선 시민들은 매장이 오픈되자마자 배포된 물량을 모두 사들였다. 1인당 한 장만 구입할 수 있었지만 완판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일부 매장에서는 롱패딩을 사려는 소비자들 간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롯데측은 24일 부산점 등 지방 매장에서 남은 4000여 장을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라면 이 역시 매진이 예상된다.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평창 패딩, 올림픽 성과를 모두 누리도록 한정을 두지 말고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자는 "평창겨울올림픽은 국민 모두가 누려야 할 성과다. 평창 롱패딩 또한 원하는 국민 모두가 누려야할 성과라고 생각한다"라며 "옷 제작수량에 제한을 두지 말고 만들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7일에도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재 평창 롱패딩이 저렴해 많은 서민들이 구입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생산을 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이 청원을 올린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평창 롱패딩을 추가로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부작용도 속출…중고거래 사기 주의보
상황이 이렇다보니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서라도 평창 롱패딩을 사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가인 14만9000원 보다 적게는 2만~4만원, 많게는 10만원 이상 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없어서' 못파는 분위기다. 중고 거래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돈을 입금하고도 물건을 받지 못하는 사기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것. 청와대 게시판에도 평창 롱패딩의 추가 생산 청원과 함께 '최근 평창 패딩 중고나라 사기꾼이 급증하고 있다. 평창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조기에 단절시켜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같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평창 롱패딩의 추가 생산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 측은 의류제조사 신성통상에 OEM(주문자위탁생산)을 맡겨 총 3만장의 롱패딩을 생산했다. 지난 3월부터 제품을 기획을 해 원자재 등을 싸게 구매하면서 14만9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을 맞출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평창겨울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롯데 측에 '롱패딩을 추가로 만들수 없는가'라고 문의했으나 '원자재 가격이 올라서 가격을 맞추기 힘들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가격을 올릴 경우 반대 여론이 일 수 있는 것 같더라. 롯데도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 역시 "현재 추가 생산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사뭇 다른 말도 나오고 있다. 롯데가 물량을 더 공급할 수 있으면서도 일부러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평창 롱패딩 인기를 틈타 자사를 홍보하려는 것 같다. 온라인 대신 전국 매장에서 소량씩 판매만 하는 것도 홍보용이 아니겠는가"라며"'추가생산이 없다'며 국민적 관심을 받은 뒤 제품을 다시 내놓는 일종의 마케팅 전략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