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는 지난해 '딴따라' 이후 1년 만에 복귀작으로 MBC 월화극 '투깝스'에 출연하고 있다. 극 중 NBC 보도국 사회부 기자 송지안을 연기 중이다. 기자로서 취재 욕심보다 사건이 먼저 해결되길 바라는, 진심과 의리가 앞서는 인물이다.
문제는 연기력이다. 사회부 기자를 맡았지만 기자 응시 시험장에 발도 못 디딜 만큼 발음이 나쁘다. 평소에 말할 때 콧소리가 특징인 혜리의 웅얼거리는 발음은 드라마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또박또박 힘줘 리포팅을 해야 하는 부분에서도 발음이 샌다. 여기에 급박한 상황에서 대사를 주고받을 때도 조정석(차동탁)은 장르물 연기를 하지만 혜리는 코믹극이다. 발음이 샌다는 건 곧 대사가 안 들리게 되고 드라마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동갑내기이자 불과 한 달 전까지 드라마에서 기자를 연기한 수지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수지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 속 사회부 기자로 출연했다. 감정선까지 훌륭했던 연기는 리포팅 장면에서 더욱 빛났다. 리포팅에 필요한 발음이나 발성뿐 아니라 기자가 하는 일의 전반을 숙지했다. 나아가 기사를 만들기 위해 취재하고 직접 작성까지 했다. '대역을 쓴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혜리는 2015년 방송된 tvN '응답하라 1988'에서 2녀 1남 중 둘째로 집안에서는 천덕꾸러기지만 사랑스러운 성덕선을 연기했다. 당시 연기력 논란은 없었다. 오히려 '그동안 혜리가 걸그룹 멤버로 과소평가된 거 아니었나'라는 말까지 나왔다. '투깝스'에서 연기력 논란은 다시 한 번 과거 연기를 끄집어내게 만들었다. '응답하라 1988' 속에서는 많지 않은 분량과 대사로 넘어갔던 것이라는 결론까지 나왔다.
지난달 '투깝스' 제작발표회에서 혜리는 "이 작품 때문에 사회부 기자를 처음 봤다. 지적이고 딱딱할 것 같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내가 연기할 캐릭터는 반대되는 사람이다. 진짜로 기자를 만났는데 캐주얼하더라. 인물을 표현하기가 더 쉬워졌다. 물론 리포팅도 연습했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이제 6회가 진행됐다. 혜리는 과연 연기력 논란이 섣부른 판단이었다는 걸 증명해 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