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 처음 출연하고 있는 김태리가 tvN 토일극 '미스터 션샤인'에서 캐릭터를 120% 이해하고 소화하는 중이다.
김태리는 영화 '아가씨' 이후 충무로의 파워 루키에 등극했다. '리틀 포레스트' 촬영에 한참일 때 김은숙 작가의 눈에 띄었다.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감독은 김태리와 첫 만남에 출연을 제안했고 김태리는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지난해만 김태리에게 갔던 드라마 시놉시스가 수십 개다. 첫 드라마를 '미스터 션샤인'으로 골라 어떤 연기를 펼칠지 관심이 많았다. 영화와 또 다른 드라마 연기 톤과 제작 환경 등 쉽게 적응하지 못한 배우들도 있었기 때문. 김태리는 이런 걱정을 한 방에 날렸다.
김태리는 극 중 조선 최고 명문가의 아기씨인 사대부 영애 고애신을 맡았다. 첫 방송부터 단아한 외모와 똑 부러지는 말투, 강인하고 당찬 성정을 지닌 능동적인 여인 고애신의 면모를 섬세하면서도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선보여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대사가 아닌 깊은 눈빛만으로도 단호함을 드러내는, 강단 있는 포스를 발산하고 있다.
이미 지붕을 날아다니고 산을 타고 총을 쏘는 등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캐릭터다. 더욱이 드라마 배경이 조선 후기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쉽지 않은 설정에도 완벽히 적응했다. 지난해 추운 겨울 전국을 돌며 대역 없이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
김태리 연기의 가장 큰 장점은 발음이다. 여럿 여배우가 발음이 새거나 뭉개져, 알아들을 수 없는 딕션을 할 때 김태리는 더욱 돋보인다. 아나운서가 말하듯 정확히 전달되는 발음, 연기 내공이 상당한 이병헌과 대화에서도 빛난다.
방송 전부터 걱정을 산 이병헌과 호흡도 연기력으로 만회하고 있다. 김태리는 "지금까지 영화를 작업할 때도 그랬고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했다. '나이 차이가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연기하면서 이보다 더한 축복은 없다고 본다. 오히려 선배님들을 못 따라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더 있다. 최대한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하려 한다. 불편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