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2014년 일본시리즈의 승자는 이대호(32)의 소속팀 소프트뱅크였다. 이대호는 프로 데뷔 14년 만에 가을 정상에 우뚝섰다.
소프트뱅크는 30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일본시리즈 5차전서 한신을 1-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선발 셋츠 타다시가 6이닝 무실점 역투를 선보였고, 구원진의 3이닝 무실점 봉쇄도 빛났다. 공격에서는 8회에 나온 마쓰다 노부히로가 기록한 타점이 유일한 득점이자 결승점이 됐다. 이대호는 이날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로 우승에 힘을 보탰다.
반면, 오승환의 소속팀 한신은 1차전 승리 후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일본시리즈에서 무름을 꿇어야 했다. 기대했던 오승환과 이대호의 맞대결은 이번 시리즈에서 열리지 않았다.
그동안 이대호는 '우승'에 목말라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오릭스에서 소프트뱅크로 팀을 이적할 때 이대호는 "우승하러 왔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때문에 이대호로서는 지금의 순간이 감격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소프트뱅크의 우승으로 프로 데뷔 후 첫 정규시즌 우승을 경험한 데 이어 일본시리즈까지 제패하며 통합우승의 주역으로 이름을 떨쳤다.
이대호는 올해 소프트뱅크에서 알찬 시즌을 보냈다. 정규시즌 144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19홈런 68타점·타율 0.300을 기록한 그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6경기에 모두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점·6사사구·타율 4할(20타수 8안타)을 올리고 팀 일본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다. 일본시리즈에서도 여전히 이대호의 방망이는 매서웠다. 이대호는 2차전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4회 결정적인 좌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이승엽(2005년·지바롯데 마린스, 2009년·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이병규(2007년 주니치 드래건스)에 이어 일본시리즈에서 홈런을 기록한 한국타자가 됐다. 3차전에서는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4차전 중반에 교체됐지만, 5차전까지 일본시리즈에서 팀의 중심타자로 나선 그는 1홈런 포함 타율 0.333(18타수 6안타) 4타점을 올렸다.
특히 이날 이대호는 손목 부상임에도 불구하고 진통제를 맞고 지명타자로 나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대호의 올 시즌 가을 하늘이 유난히도 높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