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11안타를 때려내며 호쾌한 공격력을 선보인 끝에 6-1로 승리했다. 오키나와 전지 훈련에서 열린 두 차례(요미우리, 요코하마) 평가전에서 타격감 저하에 시달렸지만, 이날은 크게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쿠바 선수들의 컨디션은 안 좋았다. 투수들의 빠른 공은 130km 대 중반에 그쳤고, 야수진의 수비 집중력도 무뎠다. 그래도 의미를 부여할만 하다. "점차 나아질 것이다"던 사령탑과 선수들의 말이 결과로 보여졌다.
특히 이날 경기에선 두산 선수들의 활약이 유독 돋보였다. 선발 투수 장원준, 외야수 민병헌, 포수 양의지에 백업 내야수 허경민까지 가세했다.
허경민은 개인사로 결장한 박석민을 대신해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그리고 맹타를 때려냈다. 2회 1사 후 우전 안타를 치고 김태균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두 번째 타석이던 3회도 2사 1루에서 좌전 안타를 치며 후속 타자에게 기회를 만들었다. 김재호가 중전 적시타를 치며 대표팀의 득점을 이끌었다. 이후에도 7회 선두 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쳤다. 이날 4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민병헌도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그는 일본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8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날은 2번 타자로 나섰다. 김인식 감독은 최선의 테이블세터 조합을 찾고 있다. 민병헌은 꾸준히 상위 타선에 포진될만큼 김인식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그리고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부응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를 가져온 2회 말, 2사 1·2루에서 좌전 안타를 치며 만루를 만들어냈다. 김태균까지 연결했고, 2타점 적시타 생산에 기여했다. 4-0으로 앞선 5회 2사 1·3루에서도 우전 안타를 치며 대표팀의 다섯 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선발 투수 장원준은 4회까지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19일 요미우리전을 포함하면 7이닝 연속 무실점이다. 대표팀에서 가장 순조롭게 몸을 만들고 있는 투수다. 대회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포수 양의지는 타석에선 침묵했지만, 선발 투수 장원준과 두 번째 투수 임창민의 무실점 호투를 이끌었다.
이번 대표팀은 유독 두산 선수들이 많이 포함됐다. '국대 베어스'라는 말도 나온다. 기량은 물론 '이기는 법'을 아는 선수들이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낸 좋은 기운이 이번 대회에서도 이어지길 기대받고 있다. 한국에서 치른 첫 실전 평가전은 기대만큼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