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야구’ 실종, PO 4차전 변수 될까?



플레이오프가 화끈한 공격과 견고한 수비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가운데 양 팀의 '기동력' 저하가 유일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소문난 잔치 '엘넥라시코'에 '공·수'는 있는데 '주'가 빠졌다. 당장 남은 시리즈의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회복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양 팀은 마치 '맞불'이라도 놓듯이 비슷한 양상으로 승리를 가져왔다. '깜짝 호투', '화력 폭발', '호수비 열전' 등 다양한 키워드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2차전 LG 선발 투수 신정락이 인생투를 펼치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자, 3차전 넥센 선발 오재영도 기대 이상의 호투로 10년 만에 포스트시즌 승리 투수가 됐다. 2차전 LG가 8회 초 6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승기를 가져오자, 3차전에선 넥센이 5회에만 4득점 하며 기세를 올렸다. 오지환이 수 차례 호수비로 마운드의 짐을 덜어주며 2차전에 숨은 공신이 됐다면, 3차전에선 박병호가 5회 2사 2·3루에서 잡기 힘든 파울 타구를 처리 잠시 흔들리던 선발 오재영을 도왔다.

그러나 나란히 부진한 부분도 있다. 바로 주루플레이다. 양 팀은 3차전까지 주루사만 5번을 기록했다. 특히 LG는 이병규(7번)가 선행주자를 앞질러 아웃되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고, 몇 차례 무리한 홈 쇄도로 득점 기회를 놓쳤다. 또 양 팀 합쳐 단 3번에 그치고 있을 만큼 도루 시도 자체도 적다. 성공은 1차전 서동욱(넥센) 한 번뿐이다. 그나마도 단독 도루가 아닌 앤드런 상황이었다.

상대에 작전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포스트시즌의 특성을 고려하면 도루 성공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벤치 입장에선 굳이 무리한 도루 지시로 흐름이 끊기는 상황을 경계하려한다. 그러나 투수전의 양상으로 갈 경우 한 베이스 더 진루하는 플레이가 경기 흐름과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타선의 안타만으로 득점 활로를 뚫기 힘들 때 더욱 소중하다. 마침 31일 열리는 4차전은 정규 시즌 승률왕 소사(넥센)와 준플레이오프 2경기 연속 호투를 보여준 류제국(LG)이 맞붙는다. 상대 마운드와 수비진을 뒤흔들어 틈을 만드는 주루 플레이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아쉬운 부분은 양 팀 '발야구'의 선봉장인 서건창과 오지환이 1할 대 타율에 머물고 있는 점이다. 서건창은 정규 시즌 도루 48개로 3위에 올랐고, 오지환도 28개 도루를 기록했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출루 자차가 많지 않다. 상대 마운드는 부담을 덜고 투구에만 매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출루만 한다면 도루와 재치있는 플레이로 충분히 위협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또 누상에서 얻은 자신감이 타석에서도 이어지는 시너지까지 기대할 수 있다. 4차전 양 팀의 기동력 회복이 변수로 여겨지는 이유다.


안희수 기자 nahea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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