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인간도 세월호 참사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개봉 첫날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23일 개봉 첫날 확보한 상영관수는 무려 1145개. 국내 극장가의 총 스크린수가 2500여개라는 사실을 감안할때 절반 가까운 숫자를 가져간 셈이다. 그런데도 이날 관객수는 19만 966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그쳤다.
박스오피스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인데다 경쟁작에 비해서는 월등한 성적이다. 하지만, 스크린수와 영화의 인지도를 감안한다면 극히 아쉬운 수치다. 비슷한 스케일을 자랑하며 개봉됐던 작품 중 하나가 '아이언맨3'. 지난해 4월 25일 1229개 스크린에서 개봉돼 첫날에만 42만 3201명을 모았다. 개봉 첫주 토요일에는 1369개의 스크린을 가져가며 무려 89만 4377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올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인 '겨울왕국'의 개봉일(1월 22일) 스크린수는 656개. 이날 17만 9408명의 관객을 모았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첫날 가져간 스크린에 비해 489개나 적은 숫자인데도 개봉일에 끌어들인 관객수는 큰 차이가 없다.
관건은 개봉 첫주 주말 성적에 달렸다. 이 때도 관객몰이를 하지 못하면 사실상 '메가 히트작' 대열 합류는 어려워진다. 극장 측 한 관계자는 "극장가 비수기를 끝내고 성수기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 될줄 알았는데 첫날 스코어는 기대에 못 미쳤다. 한편으로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애도물결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 정도라도 관객을 모은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보도 잘 된 상태였고 슈퍼히어로 영화의 팬 층이 넓어져 '대박'을 기대했던 작품이다. '아이언맨3'에 필적하는 성적을 낼거라고 생각했는데 국가적 재난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는 몰랐다. 소니픽쳐스 측에서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어떤 식으로 홍보를 이어가야할지 고민될 것"이라며 "다행히도 영화를 본 관객 반응이 워낙 좋아 향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