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개막 후 2연승을 달렸다. 초보 사령탑 석진욱(43) 감독은 순조롭게 시즌을 시작했다.
OK저축은행은 2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1(25-23, 29-27. 18-25, 25-17)로 이겼다. OK저축은행은 16일 삼성화재(3-1 승)전에 이어 2연승 했다. 송명근이 양 팀 합쳐 최다인 25득점을 기록했고, 레오 안드리치가 20득점으로 그 뒤를 받쳤다.
올 시즌 남자배구에선 석진욱-장병철(한국전력)-최태웅(현대캐피탈) 등 사령탑에 오른 세 친구의 대결이 관심사다. 셋은 주안초-인하부중-인하부고 동기다. 대학 졸업 후 삼성화재에서 함께 뛰었다. 최태웅 감독이 2015년 제일 먼저 감독이 됐고, 장병철, 석진욱 감독이 올해 사령탑에 올랐다.
현역 시절 석진욱 감독 별명은 ‘배구 도사 돌(石) 도사’였다. 키는 그리 크지않지만, 공수를 넘나드는 탁월한 배구 실력 때문이다. 특히 수비는 리베로 못지않았다. 그런 배구 도사 실력은 감독이 돼서도 이어지는 듯하다.
고작 두 경기뿐이지만 ‘감독 석진욱’한테선 초보 냄새가 나지 않았다. 작전타임 때는 침착하게 선수와 작전을 챙긴다. 원포인트 서버는 심박 수까지 체크해 코트에 투입하는 꼼꼼함이 눈에 띄었다. 부진했던 에이스 송명근에겐 “(지난해) 결혼했는데 못 하면, 아내가 힘들다”는 말로 마음을 다잡게 했다.
감독 일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석 감독은 “처음엔 (내 모습을 돌아보니) 선수들에게 지적만 하고 있더라. 그래서 마음가짐을 바꿔 선수들 얘기를 듣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머 매치 때는 조금 긴장했다. 경기 중에 ‘앉아야 하나, 서야 하나’까지 고민했다. 버저를 누르고 나서 타임아웃을 요청해야 하는데, 그냥 타임을 외치기도 했다. 지금은 좀 편해졌다”며 웃었다.
공교롭게도 연승 중인 석 감독과 달리, 두 친구는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병철 감독은 아직 첫 승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가빈 슈미트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2연패다. 최태웅 감독의 현대캐피탈도 2연패를 당했다. 설상가상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발목을 다쳐 시즌을 접어야 할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