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14일 열린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도르트문트와 경기에서 팀의 선제골을 넣으며 시즌 16골 고지에 올랐다. 연합뉴스 제공
지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은 '손흥민의 시대'다.
토트넘은 14일 오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도르트문트(독일)와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후반 2분 아크 왼쪽에서 올라온 얀 페르통언의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 도르트문트 골 망을 흔들었다. 이후 승기를 잡은 토트넘은 페르통언과 페르난도 요렌테의 연속골이 터지며 3-0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1차전에서 3-0 대승을 거둔 토트넘은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손흥민의 시즌 16호 골이다. 손흥민은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에서 11골을 성공시켰고 FA컵에서 1골, 리그컵에서 3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올 시즌 UCL 첫 득점포를 가동하며 16호 골을 완성했다. 최고 상승세다. 무려 4경기 연속골이다. 지난달 31일 EPL 24라운드 왓포드전을 시작으로 25라운드 뉴캐슬전, 26라운드 레스터 시티전까지 연속골을 넣은 손흥민은 도르트문트와 UCL전에서 4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게다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골을 넣으며 '도르트문트 킬러'의 위용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손흥민은 지금껏 도르트문트를 만나 11경기 출전, 9골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이어 가고 있다.
경기 이후 손흥민은 "내 골은 타이밍이 아주 중요했다. 크로스가 비현실적이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공이 내 발에 와서 맞았다. 나는 공에 발만 갖다 댔을 뿐, 많은 것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의 절정의 골 감각과 최고 활약이 고무적인 이유가 있다. 토트넘은 공격의 상징 해리 케인이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또 핵심 선수인 델레 알리 역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핵심 선수 2명이 빠지자 토트넘은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은 벗어났다. 손흥민이 폭발하면서 케인과 알리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지금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절정의 득점포는 케인과 알리의 부재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위력적이다. 특히 토트넘의 상징인 케인이 없어도 상승세를 탔다는 것은 손흥민의 존재감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케인 의존증도 낮출 수 있게 됐다. 손흥민이 토트넘의 새로운 '거대한 축'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이 '손흥민의 시대'라는 것을 증명했다.
손흥민을 향한 찬사가 끊이지 않는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을 향해 "정말 환상적인 선수다. 매 경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도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의 첫 번째 골이 경기 전체를 바꿔 놓았다. 토트넘의 첫 골로 토트넘 선수들은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 도르트문트는 무너졌다"고 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 수비수였던 리오 퍼디낸드 역시 "손흥민의 퍼포먼스가 좋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 축구의 전설 로타어 마테우스도 "손흥민은 득점 기회 앞에서 여유가 있었다. 자신감도 넘쳤다. 나는 손흥민의 팬"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외신도 찬사를 아까지 않았다. 영국의 BBC는 "손흥민은 유럽 최고 선수다. 그는 월드 클래스다. 월드 베스트에 선정돼도 모자람이 없다"며 "손흥민보다 더 환상적인 아시아 선수를 본 적이 없다. 손흥민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케인이 없는 토트넘에서 놀라운 기량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미러 역시 "손흥민의 활약이 멈추기는 힘들 것이다. 꾸준히 득점하고 있고, 강한 정신력도 보여 준다"며 "손흥민은 올해의 선수 최종 후보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러의 예상대로 손흥민에게는 브레이크가 없다. 이런 기세와 흐름이라면 지난 시즌 18골을 넘어 2016~2017시즌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인 21골도 경신할 수 있다. 또 EPL에서만 11골로 득점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린 손흥민이다. 사상 첫 득점 톱5 안에 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토트넘의 '손흥민의 시대'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