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는 지난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진행 중인 키움의 스프링캠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전에도 몇몇 구단의 전후지를 방문해 선·후배들과 교감했다. 올해는 키움에서 출발 테이프를 끊었다.
마침 키움 투수진 불펜피칭이 있었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예정됐던 연습 경기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투수들의 등 뒤에서 투구를 지켜봤고, 훈련을 마친 몇몇 투수와는 1대1 전담 지도를 했다. 예비 선발로 기대 받고 있는 2년 차 김선기, 마무리투수 김상수 등이 그와 대화를 나눴다. 직접 투구 자세를 취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투구를 전했다. 장정석 키움 감독도 "든든하다"며 반겼다.
이미 14일부터 키움 선수단과 호흡했다. 대화뿐 아니라 캐치볼을 하며 다가섰다.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키움 선발진 기대주 최원태와 안우진도 배움을 얻었다.
최원태는 "박찬호 선배님이 '투수는 힘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게 아니다. 정확성을 갖고 투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배고픈 선수가 이긴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배를 채워야 하지 않나. 야구에 대한 열정이나 투쟁심을 일깨워 주셨다"고 전했다.
안우진도 "1구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불펜피칭을 할 때도 볼카운트가 3-2인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투구를 하라고 말이다. 또 하이볼이든 낮은 코스 변화구든 스트라이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자신만의 로케이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박찬호는 훈련 뒤 선수단과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풀타임 일정을 소화했다. 몇몇 선수들의 탄탄한 체격을 보며 감탄을 했고, 공주고 동기 홍원기 키움 코치와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KBO나 방송사 소속이 아니다. 그저 선배로서 후배들을 찾았다. 선수, 지도자 모두 편안한 마음으로 그와 동행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