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미 공개된 작품들은 다 '거기서 거기' 비슷한 소재로 시청자들 뿐 아니라 관계자들 마저 헷갈리게 한다. 남자주인공이 원톱이고 '다중인격(DID)'이라는 장치를 뒀다. 인간의 양면성을 그린 작품부터 일곱개의 자아를 가진 캐릭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비슷하고 무엇이 다른지, 미리 분석해본다.
먼저 베일이 풀린 작품은 내년 SBS 수목극 편성을 확정 짓고 현빈이 주연으로 나서는 '하이드 지킬 나,'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남자 지킬과 세상에 둘 도 없는 착한 남자 하이드, 전혀 다른 두 남자와 사랑에 빠진 한 여자의 달콤발랄한 삼각 로맨스를 그려낸다. 이미 유명한 다음 웹툰 '지킬박사는 하이드씨'가 원작. '49일' '야왕' '잘키운 딸하나' 등을 연출한 조영광 PD가 메가폰을 잡고 '청담동 앨리스'를 집필한 김지운 작가가 대본을 맡는다. '선덕여왕' '뿌리깊은 나무'를 집필한 김영현-박상연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나선다. 이미 현빈이 출연을 확정하고 여주인공 및 조연 캐스팅이 한창으로 이달 내 작업을 마무리하고 다음달 촬영에 돌입한다.
김수현이 '별에서 온 그대' 이후 컴백작으로 점쳐지는 '닥터 프랑켄슈타인'도 비슷하다. 아직 방송사가 편성되진 않았지만 내용은 이렇다. 평소에는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출중한 의술을 지닌 냉혈인이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조금씩 바뀌어 가는 다중인격 의사 이야기. '성균관 스캔들'을 쓴 김태희 작가가 집필하고 제작사인 래몽래인이 만든다. 마찬가지로 다중인격이라는 남자주인공 캐릭터가 앞서 언급된 '하이드 지킬, 나'와 흡사하다.
작품 정보를 제일 먼저 밝혔지만 캐스팅이 확정되지 않은 '킬미힐미'는 무려 7중인격이다. 7개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와 그의 비밀주치의가 된 레지던트 1년 차 여의사의 버라이어티한 로맨스를 그린 힐링 로맨틱코미디. 제작비만 무려 150억원 가량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과 중국의 합작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최초 현빈이 캐스팅 물망에 올랐고 무산되는 과정에서 잡음이 생겨 방송 전부터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해를 품은 달' 등을 제작한 팬엔터테인먼트 제작으로 내년 MBC 드라마 최고 기대작이다.
문화평론가 이호규씨는 "본래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가 몰리기 마련인데 내년 초에는 그 경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주인공 캐스팅에만 혈안이 돼 있어 자칫 작품의 본질은 잊어버릴 수도 있어 주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