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환상 조합'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최강의 듀오로 올라서고 있다.
토트넘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펼쳐진 2020~21 EPL 12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와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손흥민과 케인이 또 골을 합작했다. 전반 23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케인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케인의 리그 9호골, 그리고 손흥민의 리그 4호 어시스트였다.
토트넘은 후반 36분 제프리 슐룹에게 동점 골을 허용하며 승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7승4무1패(승점 25)를 기록하며 리그 1위 자리는 지켜냈다.
손흥민-케인 듀오를 향한 후한 평가가 이어졌다. 유럽 축구전문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케인에게 양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7.9점을 부여했다. 손흥민은 세 번째로 높은 7.0점을 받았다. 팬 투표를 통해 선정하는 '킹 오브 더 매치'에서는 39%의 지지를 얻은 손흥민이 1위에 올랐다. 케인은 27.2%로 3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시즌 공격 포인트 20개를 달성했다. EPL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를 합쳐 19경기에 출전해 13골 7도움을 기록했다. 20경기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20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린 것이다.
EPL 역대급 '케미'를 자랑하는 손흥민과 케인이다. 크리스털 팰리스전 골은 두 선수가 올 시즌 EPL에서 합작한 12번째 득점이었다. 손흥민이 넣은 10골 가운데 케인이 어시스트한 골이 8개나 된다. 손흥민이 올 시즌 기록한 4개의 도움은 모두 케인의 골로 연결됐다. 올 시즌 토트넘은 총 24골을 넣었는데, 그 중 절반이 손흥민과 케인의 '합작품'이었다.
그들은 EPL 역사를 다시 쓸 준비를 하고 있다. EPL에서 한 시즌 가장 많은 골을 합작한 콤비는 1994~95시즌 블랙번의 앨런 시어러와 크리스 서튼이 만든 13골이다. 손흥민-케인 콤비는 단 한 골을 남겨놓고 있다. 신기록 작성은 시간 문제다. 최근 서튼은 "손흥민과 케인이 시어러와 내가 세운 기록을 넘어설 것이다. 그들에게 영광을 넘겨줘도 상관없다. 그들의 경기를 보면 흥분된다"며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통산 최다 합작 골 신기록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손흥민과 케인은 2015~16시즌부터 지금까지 총 32골을 합작했다. EPL의 전설적인 듀오인 티에리 앙리-로베르 피레(아스널), 세르히오 아구에로-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의 29골은 이미 넘어섰다.
그들의 앞에는 오직 한 듀오만이 존재한다. 첼시의 레전드 디디에 드로그바와 프랭크 램퍼드 듀오가 만든 36골이다. 손흥민-케인 앞에게는 4골이 남았다. 앞으로 남은 경기 수를 감안하면 최다 골 신기록도 시간문제다.
조제 무리뉴 감독도 손흥민-케인을 향해 절대적인 신뢰를 보인다. 그는 "손흥민과 케인은 월드클래스다. 찬스와 팀플레이에 능하다. 공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전술 이해가 뛰어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