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긴 인연’ 김재범-왕기춘, 8년 만에 ‘2차 유도대전’



김재범(29·한국마사회)과 왕기춘(26·양주시청)이 8년 만에 '제2차 유도대전'을 벌인다.

김재범과 왕기춘은 오는 27~29일 제주도 한라체육관에서 열리는 2014 제주그랑프리 국제유도대회 남자 81kg급에 나란히 출전 신청을 냈다. 이들은 81kg급에서 아직 한 번도 맞붙은 적이 없다.

김재범은 81kg급의 최강자다. 그랜드슬래머(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 우승), 아시안게임 2연패, 최초의 아시안게임 2관왕 등 수 많은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닌다. 2012년 런던올림픽(81kg급·금메달) 후 1년간의 휴식기를 거치고 복귀한 김재범은 지난 9월 인천아시안게임과 10월 제주전국체전을 연거푸 제패하며 변함없이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왕기춘은 최근 상승세를 타며 1인자 김재범을 위협하고 있다. 체중 감량에 어려움을 겪은 그는 작년 11월 73kg급에서 81kg급으로 한 체급을 올렸다. 73kg급 시절 국제유도연맹(IJF)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왕기춘은 당시 기억은 접어두고 혹독한 준비 기간을 거쳐 새 체급에 적응했다. 사실 왕기춘은 체급을 올린 뒤 그 동안 각종 대회서 조기 탈락했다. 김재범과 대결할 기회도 없었다. 하지만 지난 5일 마침내 회장기 대회 겸 국가대표 1차 선발전(김재범 불참) 남자 81kg급에서 정상에 올라 건재를 알렸다.

김재범과 왕기춘의 인연은 질기다.

지난 2007년 김재범과 이원희(33·현 유도 여자대표팀 코치)가 양분하던 73㎏급에 19살의 왕기춘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는 그해 열린 파리세계선수권 국가대표선발전에서 김재범과 이원희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기세가 오른 왕기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출전권마저 따낸 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예에게 일격을 당한 김재범은 2007년 11월 81㎏급으로 체급을 올렸고 베이징올림픽에 나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뒤 런던올림픽에서 81kg급의 김재범이 금을 일군 반면 왕기춘은 73kg급에서 동메달도 못 따며 부진했다. 이후 슬럼프에 빠진 왕기춘은 과거 영광을 누렸던 체급을 버리고 김재범이 버티고 있는 81kg급행을 결심했다. 7년 전처럼 왕기춘이 김재범에게 다시 도전장을 낸 셈이다. 2016년 리우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는 두 유도 전사의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피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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