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시작된 프로야구 후반기부터 '심판 합의판정 제도'라 이름 붙인 비디오 판독이 실시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금까지 실시해 온 ①홈런/파울에 대한 판정 외에 ②외야 타구의 페어/파울 ③포스/태그플레이에서의 아웃/세이프 ④야수(파울팁 포함)의 포구 ⑤몸에 맞는 공 등 5개 항목으로 비디오 판독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전반기에 나온 몇몇 판정 논란 사례를 통해 후반기에는 비디오 판독으로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살펴봤다.
◇ 외야 타구의 페어/파울
5월21일 목동 넥센-한화전, 넥센이 2-4로 뒤진 6회말 2사 2루에서 윤석민이 한화 송창식을 상대로 3루 파울라인을 타고 나가는 2루타를 때렸다. 심판은 페어라고 선언해 3-4가 됐고 윤석민은 2루까지 갔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파울이라고 어필했고, 번복이 되지 않자 선수단을 더그아웃으로 철수시켜 퇴장 선언을 받았다.
→한화 감독이 합의판정을 요청해도, 이는 판정 대상에 적용되지 않는다. 윤석민이 때린 타구는 내야에서 바운드되고 3루 베이스 위를 지나갔다. KBO는 내야에서 바운드된 타구의 페어/파울은 합의판정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적으로 심판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직선타구로 1루나 3루 베이스를 넘어가 외야에 떨어진 타구만 페어인지 파울인지 합의판정을 할 수 있다.
◇ 포스/태그플레이의 아웃/세이프
5월20일 목동 넥센-한화전, 넥센이 1-0으로 앞선 4회말 1사 1·3루, 박헌도의 뜬공을 한화 좌익수 장운호가 잡아 홈으로 던졌다. 3루주자 김민성이 태그업했으나, 이미 공을 받은 포수 정범모가 김민성을 태그했다. 그런데 구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한화 선수들이 어필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한화 감독이 합의판정을 요청한다면, TV 리플레이에서 김민성이 홈 플레이트를 밟지 않은 것이 명확하게 드러나 최종 판정은 아웃으로 번복된다. 단 이때 3루주자 김민성이 좌익수가 공을 잡고 난 뒤에 정확하게 '태그업'했는지는 합의 판정에서 제외된다.
◇ 야수의 포구
4월3일 광주 KIA-NC전, 8회말 이대형(KIA)의 타구를 좌익수 오정복이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 아웃이 선언됐다. 하지만 이대형은 원 바운드가 아니냐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고, TV 리플레이 화면에선 공이 원바운드된 후 오정복의 글러브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KIA 감독이 합의판정을 요청한다면, 비디오 판독을 통해 안타로 최종 판정된다.
◇ 이닝의 3번째 아웃카운트는 10초 이내 어필
4월11일 잠실 LG-NC전, 11-11 동점인 7회말 1사 1루에서 정성훈(LG)이 2루수 앞 땅볼을 때렸다. 1루 주자는 2루에서 포스아웃, 타자주자도 1루에서 아웃 판정으로 이닝이 끝났다. 그런데 정성훈의 발이 먼저 1루 베이스를 밟은 것으로 보였다. 공수교대로 LG측은 어필을 하지 않았다.
→LG 감독이 합의판정을 요청하고자 하면, 10초 이내로 해야 한다.(이닝 도중일 때는 30초 이내다). 심판 합의 후 2사 1루로 최종 판정된다.
◇ 판정 번복과 주자의 상황
4월25일 잠실 LG-KIA전, 9회초 2-3으로 뒤진 KIA는 2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필의 타구는 봉중근의 글러브에 튕겨 2루쪽으로 굴러갔다. 봉중근이 잡아서 1루에 던졌고, 필은 아웃이 선언됐다. LG 선수단은 승리에 환호했고, KIA 코칭스태프는 '1루수 발이 떨어져 세이프'라고 항의했다. TV 리플레이에는 1루수 김용의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져 있었다.
→KIA 감독이 합의판정을 요청하려면, 경기 종료 아웃카운트 역시 10초 이내로 해야 한다. 최종 판정은 번복돼 필은 1루에서 세이프가 된다. 그런데 문제는 주자들의 상황이다. 2사 후라 타격과 동시에 뛴 2루 주자가 3루를 밟고 홈까지 뛰어들어올 수 있느냐를 따질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심판의 재량에 따른다고 시행세칙에 명시돼 있다. 심판이 2루 주자의 움직임을 고려해 홈까지 가기는 무리였다고 판단한다면, 2사 만루로 최종 판정된다.
◇ 스윙/헛스윙 여부는 제외
5월14일 마산 NC-KIA전, 5회초 김주형(KIA)은 볼카운트 0볼-2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을 했다. 그런데 심판은 파울을 선언했다. 김경문 NC 감독이 어필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NC 감독이 합의판정을 요청하더라도, 스윙/헛스윙 여부는 합의판정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번복이 안 된다. 심판은 공이 김주형의 배트에 살짝 맞고 포수 앞에 떨어진 '파울'이라고 판정했기에, 외야 타구의 페어/파울에도 해당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