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고참 진갑용(40)은 1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그라운드를 보며 이같이 말했다. 약 1년 만에 돌아온 팀내 '최고참' 진갑용은 베테랑 투수 임창용(38)과 배터리를 이루는 등 안방을 든든하게 지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진갑용은 이날 훈련을 마친 뒤 "이렇게 오래 빠져 있던 적은 처음이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날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정규시즌으로는 지난해 9월29일 잠실 LG전 이후 무려 367일 만이다.
40대에 접어든 진갑용도 이제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 스프링캠프부터 종아리 통증을 호소했다. 이후 시범경기에 출장했지만 정규시즌 개막을 코 앞에 두고 더 큰 부상을 당했다. 결국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고선 한 동안 재활에만 매진했다.
진갑용은 최근 복귀를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퓨처스리그가 이미 끝난 터라 지난주에는 3차례 연습경기에 나와 몸 상태를 점검했다. 그는 "사실 안 아픈 곳이 별로 없다"며 말하고선 "그래도 나는 몸 상태가 100%인 것 같은데 옆에서는 70%정도 라고 하네"라며 웃었다.
삼성은 정규시즌 초반 진갑용과 이지영의 부상으로 안방 공백이 생겼다. 그러나 신예 이흥련이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맹활약을 했고, 5월부터는 이지영이 돌아와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안방을 내준 터라 내심 아쉬울 법도 하지만 그는 선두 질주 중인 팀 성적 덕에 다소 마음이 편했다고 한다. 그는 "팀 성적이 안 좋았다면 마음이 급했을 것이다. 그런데 풀 타임을 거의 뛰어본 적 없는 후배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며 "두 명이 이 정도 활약한 건 최고의 능력을 발휘했다고 본다"고 대견해했다.
진갑용은 복귀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3-3 동점이던 연장 10회 1군 복귀전을 치렀다. 특히 지난 2007년 8월21일 대구 롯데전에서 임창용과 배터리를 이뤄 10-0 승리를 이끈 뒤 7년 만에 둘은 다시 만났다. 진갑용은 3이닝 동안 임창용-백정현-김현우-권혁과 호흡을 맞춰 무실점으로 리드했다. 이들 투수 넷은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고, 삼성은 4-3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류중일(51) 삼성 감독도 진갑용의 복귀에 든든해했다. 류 감독은 경기 뒤 "역시 투수가 리드가 다르더라. 베테랑의 냄새가 느껴진다"며 칭찬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선수들을 보다 오랜만에 진갑용을 보니 역시 볼 배합이 다르다"며 후배들이 대선배의 경험을 본받기를 기대했다.
진갑용은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면 된다. 사람이 밖에 있는 것과 안에 있는 건 천지차이다"며 "팀을 위해 내 자신을 위해 열심히 해야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또 연구해야지"라고 각오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