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힌 신인은 총 100명. 10개 구단이 10라운드에 걸쳐 선수를 호명했다. 이 중 마이너리그 경험이 있는 남태혁(kt·1루수)과 김동엽(SK·외야수)·나경민(롯데·외야수)·정수민(NC·투수)이 모두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취업률 100%. 하지만 네 명 모두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동엽은 시범경기 타율이 0.200(10타수 2안타)에 그쳤다. 유일한 투수로 기대를 모은 정수민도 시범경기 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3.50으로 부진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까지 올라갔던 나경민은 1군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하지 못하며 전력 외로 분류됐다. 신인 드래프트 2차 전체 1순위 지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남태혁도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남태혁을 제외한 세 명의 선수가 모두 1군에 있다. 비중도 작지 않다.
지난 9일 데뷔 첫 1군에 등록된 나경민은 12경기에서 타율 0.289(38타수 11안타), 2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이 0.400으로 준수하다. 타석당 투구수도 4.52개로 팀 평균 3.96개를 넘어선다. 그만큼 끈질기다. 여기에 빈틈 없는 외야수비까지 더해 최근 롯데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투수를 괴롭힐 줄 아는 타자"라고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정수민의 역할도 크다. 정수민은 시즌 11경기에 등판해 3승2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 중이다. 초반 기세가 꺾이긴 했지만 NC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 정수민은 시즌 초반 1군 전력이 아니었다. 하지만 에이스 해커가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기회를 잡았다. 해커가 복귀하면 2군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지만, 최근 이태양이 승부조작 사건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1군에 잔류했다. NC는 해커-스튜어트-이재학-이민호의 뒤를 이어 정수민이 5선발을 맡아줘야 한다.
SK 김동엽도 기회를 잡았다. 김동엽은 2군에서 타율 0.360(189타수 68안타), 7홈런, 4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시즌 초반 1군에 등록되기도 했지만 곧바로 2군에 내려갔다. 이후 계속적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결국 지난 10일 김용희 SK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파워와 컨택트 능력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오른손 대타를 강화하는 카드"라고 말했다. 김동엽은 구단 내부에선 1군 간판타자인 정의윤과 최승준의 파워를 능가한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26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마수걸이 홈런을 포함해 5타점을 올렸다. 역할의 폭이 넓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최승준이 무릎 부상으로 빠지면서 같은 오른손타자 김동엽의 역할이 더 커졌다.
개막전 엔트리에 단 한 명도 포함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상황이 달라졌다. 후반기 순위 싸움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마이너리그 유턴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