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30일까지 실책 49개로 이 부문 2위다. 1위 한화와는 두 개 차이. 투수 실책을 제외한 야수 실책은 41개로 1위다.
수비의 중심부터 무너져 있다. 키스톤 콤비가 시즌 개막 두 달만에 17실책을 저질렀다. 2루수 김성현이 11개, 유격수 고메즈가 6개다. 실책은 돌림병처럼 팀 내에 퍼져 있다. 최소 한 개 이상의 실책을 저지른 야수가 14명이다. 48경기를 치르면서 실책이 나온 경기가 31회. 지난 22일 광주 KIA전에서는 실책 5개로 자멸했다.
야수가 실책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SK에서 실책은 실점과 패배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플레이가 위축되고, 패배감이 퍼진다. SK는 실책이 나온 31경기에서 승률 0.419(13승18패)에 머물렀다. 반면 무실책 17경기 승률은 0.706(12승5패)으로 시즌 승률(0.521)을 크게 웃돌았다. 실책이 순위 경쟁에 발목을 잡고 있다.
야수진, 특히 내야수들의 수비 불안은 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SK 선발 투수진은 대부분 땅볼유도형이다. 외국인투수 켈리는 땅볼/뜬공 비율이 1.83으로 선발투수 중 2위다. 강력한 커터를 바탕으로 땅볼을 많이 이끌어낸다. 왼손 에이스 김광현도 땅볼/뜬공 비율이 1.43으로 6위. 언더핸드 박종훈은 12위다. SK 선발 중 뜬공 비율이 높은 편인 세든도 땅볼/뜬공 비율이 1.02로 땅볼이 더 많다.
그런 만큼 내야진이 안정적으로 타구를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정반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악재가 겹쳐 있다. 간판 타자 최정은 수 년 전까지 리그 최고 3루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수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당시 최정은 대만 훈련 때 펑고를 받다가 불규칙 타구에 왼 눈두덩을 강타당했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7바늘을 꿰맸다. 그해 정규시즌에서 최정은 개인 최다인 실책 19개를 기록했다. 그 뒤 수비에서 예년보다 자주 불안한 플레이를 한다.
2루수 김성현은 컨디션에 따른 수비 편차가 너무 크다. 하이라이트급 수비 장면을 연출하다가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타구에 발목이 잡힌다. 3할3푼대 타율로 타격에선 'A급'이라는 게 위안이다. 유격수 고메즈는 지난해 김성현의 수비 슬럼프 때문에 영입한 선수다. 장타력을 어느정도 포기하고 수비 안정을 우선했다. 하지만 타격과 수비 모두 기대 이하다.
SK는 한때 강력한 수비를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2010년에는 리그 최소 실책 2위였다. 2012년에는 경기당 0.47개로 리그 1위.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수비 짜임새가 깨졌다. 2016시즌도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