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대는 9월 셋째 주 출전한 6경기에서 타율 0.333(27타수 9안타) 2홈런 6득점 8타점을 기록했다. 16일 수원 삼성전에서는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6점)을 경신하며 KT의 11-6 승리를 이끌었다. 결승타도 그의 몫. 18일 수원 두산전에서는 4-4 동점이던 연장 11회 말 끝내기 솔로 홈런을 치며 활약을 이어갔다. KT는 이 기간 5승 1패를 기록했다. 5위로 주중 첫 경기를 시작했지만, 단독 3위까지 밟았다. 배정대는 입단 7년 만에 잠재력을 드러낸 선수다. 시즌 내내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KT 공격에 활력을 더했다.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는 KT 돌풍 주역 배정대를 9월 셋째 주 주간 MVP로 선정했다.
- 타격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어떻게 준비했나. "2019년 마무리캠프부터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일단 그전까지 없었던 훈련 루틴을 만들었다. 인플레이 타구 생산을 높이기 위해서 투수의 동작을 연구하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김강 타격 코치님 도움을 받았다. 내가 과욕을 부리지 않도록 계획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해주셨다."
- 애리조나(미국) 스프링캠프 첫째 주부터 감독과 단장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나도 기사를 통해 두 분의 평가를 확인했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관심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 더 의욕적인 자세가 생겼다."
- 주축 타자 강백호가 1루수로 전향하기 전까지는 주전을 확보하지 못했다. "(강)백호의 포지션 전향 가능성은 국내 3차 캠프 초반에서야 접했다. 모든 백업 선수가 주전을 목표로 삼는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스스로 자리를 쟁취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었다."
-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았다. 전환점이 있다면. "5월 15일 삼성전에서 시즌 첫 3안타를 기록했다. 소속팀 4연패 탈출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운이 따라줘서 안타가 된 타구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감은 향상됐고, '더 잘할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 8월 16일 두산전에서 시즌 100번째 안타를 기록했다. "데뷔 처음으로 세 자릿수 안타를 채웠다. 너무 기뻤다. 시즌 초반에는 9번 타자로 나섰다. 주전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김강 코치님도 나의 목표 안타 개수를 100개로 삼으셨다고 한다. 100안타를 기록한 경기 뒤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남은 시즌은 마음을 비우고 임하라'는 조언을 받았다."
- 다수 교타자가 연속 100안타 기록에 의미를 부여한다. "최근 키움 이정후 선수가 4시즌 연속 150안타 이상 기록했다. 멋있더라. 남은 시즌 나의 최대 목표는 전 경기 출전이지만, 150안타를 채우고 싶은 마음도 크다. 매년 세 자릿수 안타 이상 기록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 지난해 5월, 척골 골절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주전 도약까지 순탄하지 않았다. "대수비 출전은 많았던 시점이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았다. 좋은 선수로 성장하려면 이런 시련을 잘 이겨내야 한다고 여겼다. 내가 감당할 몫이었다. 성장 발판으로 만들려고 했다."
- 올 시즌도 허슬 플레이가 잦다. 부상 우려도 있다. "다이빙캐치를 한다고 반드시 다치진 않는다. 그러나 확실히 이전보다 몸 관리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경찰야구단 소속(2017~2018년)으로 있을 때 처음으로 어깨 부상이 생겼다. 이후 경각심이 생겼다. 지금은 웨이트트레이닝 전 스트레칭을 철저히 한다."
- 어깨는 배정대의 가장 큰 경쟁력 아닌가. "던지는 건 장점이 맞다. 그러나 수비 범위는 리그 정상급 외야수들과 비교하면 부족하다. 타구 판단 능력도 더 좋아져야 한다."
- 1라운더 유망주다. 주전 도약까지 긴 기다림을 견뎌냈다. "나는 기대하지 못한 타이밍에 은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도 나처럼 주전 도약을 향해 뛰고 있는 선수에게 이 말은 해주고 싶다.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잃지 않으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것을 말이다."
- 은인이라면. "미디어를 향해 좋은 말씀을 해주신 이강철 감독님, 타격 성장을 이끌어 주신 김강 코치님 얘기다. (강)백호도 은인이다. 1루수 전향을 선택해줘서 내 자리(중견수)가 생겼다."
- 주간 MVP 상금은 어떻게 쓸 예정인가. "곧 추석이다. 부모님께 런닝화와 트레이닝복을 선물하고 싶다. 부모님도 원하시는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