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전 NC)과 유창식(KIA)에 이어 새로운 투수 A가 승부 조작 혐의로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는 28일 "의혹이 있는 선수가 한 명 있어서 소환해 이야기를 좀 들어 보려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A를 조만간 불러 승부 조작 가담 여부와 가담 경위, 대가성 여부 등 관련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다.
언론 보도에서 A의 실명은 아직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 매체에서 '올 시즌 다승 20위 내 국가대표 경력의 유망주' 로 소개하며 신원을 거의 특정했다. 네티즌들은 이를 근거로 '이름 찾기 놀이' 를 하고 있다. 다승 20위 안에 랭크된 국가대표 투수는 몇 명 되지 않는다. 직접적인 혐의를 받는 선수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음이 불편하다. 한화 이태양의 경우 동명이인 선수의 승부 조작 연루 때문에 마음고생을 했다.
그런데, 오히려 속이 편해진 국가대표 출신 투수가 있다. KIA 왼손 에이스 양현종(28·KIA)이다. 그는 2010년 광저우·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두 대회 연속 금메달에 기여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도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다승 2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시즌 20경기에 등판했지만, 5승을 얻는 데 그쳤다. 다승 순위는 공동 24위에 그친다. 국가대표 출신은 맞지만, 다승 순위가 낮아 용의 선상에서 제외된 웃지 못할 해프닝을 겪었다.
양현종은 올 시즌 5승8패 평균자책점 3.37을 기록 중이다. 다승과 승률을 제외한 성적은 리그 정상급이다. 20경기에서 131이닝을 던지는 동안 자책점 49점을 내줬다. 평균자책점 3.37로 리그 5위에 올라 있다. 탈삼진 95개를 뽑아내 전체 6위에 랭크돼 있다. 선발투수의 기본 덕목인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15차례를 달성했다.
여전히 빼어난 실력을 자랑했지만, 지독한 불운에 승리가 없다. 양현종이 마운드에 오르면 거짓말같이 타선이 침묵했다. 그가 20경기에서 지원받은 평균 득점은 3.05점에 불과하다. 규정 이닝을 채운 리그 선발투수 23명 중 20위에 해당된다.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마운드에서 버텼지만, 끝내 승리를 얻지 못하고 완투패만 두 차례 당하기도 했다. 양현종에게는 '불운의 아이콘'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KIA 관계자는 "소식을 접한 뒤 우리 팀은 해당 사항이 없다는 걸 바로 인지했다. 다승 20위 안에 이름을 올린 토종 투수가 없다. 씁쓸했지만, 한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