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이다. 13시즌 동안 매년 150안타 이상을 쳐야한다. 실제로 1군 데뷔 13, 14시즌 만에 2000안타를 기록한 선수는 없다. 크고 작은 부상을 견디고, 커리어 내내 주전으로 나설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더욱 가치가 빛난다.
지난해까지 2000안타 고지에 오른 선수는 5명이다. 2007년 6월 9일 삼성 소속이던 양준혁(은퇴)이 잠실 두산전에서 개인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의 '앞 자리' 숫자를 바꿨다. 이후 2008년 9월 우리 히어로즈(넥센 전신) 소속이던 전준호(은퇴), 한화 소속이던 2012년 9월 장성호(은퇴), 2014년 5월 이병규(등번호 9번·LG), 지난해 6월 홍성흔(두산)이 뒤를 이었다.
지금까지 2000안타 타자 2명 이상 배출한 구단은 없었다. 지난 11일 LG에서 최초로 나왔다. 야수진 대들보 박용택(37)이 잠실 NC전에서 2000안타를 기록했다. 37세 3개월 21일 나이로 통산 1760경기(7343타석) 만에 거둔 쾌거다. 그는 최근 7년 연속 3할 타율, 4년 연속 15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이미 30대 중반을 넘어섰지만 세월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는다. "3000안타를 노리겠다"며 더 큰 목표를 내세우기도 했다.
그리고 불과 17일 뒤, 팀 동료 정성훈(36)이 역대 7번째로 2000안타를 달성했다. 그는 지난 28일 잠실 kt전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2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주권에게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개인 통산 2000번째 안타. 1999년 해태에 입단한 정성훈은 데뷔 첫 시즌부터 107안타를 기록했다. 이후 17시즌 동안 주전 자리를 지켜냈다. 세 자릿수 안타에 실패한 시즌은 세 번에 뿐이다. 그런 꾸준함으로 데뷔 1995경기(7885타석) 만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우타자로는 홍성흔에 이어 두 번째다. 정성훈은 평소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편이다. 대기록 달성 순간만큼은 손뼉을 치며 자축했다.
이로써 LG는 이병규를 포함해 '2000안타 타자' 3명을 보유한 팀이 됐다. 이병규는 지난 2014년 5월 6일 잠실 한화전에서 2000번째 안타를 쳤다. 최초 경기수(1653경기)로 달성했다. 양준혁의 종전 기록(1803)경기를 150경기나 앞당겼다. 그리고 함께 LG 타선 '빅4'로 불리던 후배 두 명이 뒤를 따랐다.
같은 소속팀 현역 선수 '2000안타 트리오'는 당분간 다시 나오기 힘든 기록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역 듀오'는 올 시즌 안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29일 현재 삼성 이승엽이 1992안타, 박한이가 1991안타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그 다음으로 많은 안타를 기록한 최형우는 1262개다. 한화의 주축 타자 김태균(1786개) 이용규(1522개), 정근우(1484개)도 몇 년 뒤에나 가능해 보인다.
LG는 후반기 승률 1위(0.611)를 기록 중이다. 어느덧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를 탈환했다. 박용택은 최근 팀 분위기를 언급하며 '가을 야구' 진출을 자신했다. 확대 엔트리가 적용되는 9월엔 퓨처스팀에 있는 이병규도 1군에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2000안타 트리오'가 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역사적인 경기가 열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