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뒤늦게 언론사에 전화를 걸며 강조한 건 '먼저 하차를 원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그들의 말에는 어폐가 있다.
하차를 원하지 않았다면 촬영마다 수차례 지각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는 같이 나온 동료 배우들도 동의하는 것이다. 한 매니저는 "초반부터 고현정의 지각이 잦았다. 2~3시간 대기가 여러번이었고 하루는 한 신만 촬영하고 간 적도 있다"고 강조했다. 드라마 1회에 고현정(최자혜)이 변호사 개업식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만 해도 고현정의 지각으로 몇 시간 연기돼 촬영했다.
이 뿐이면 다행이다. 현장에서 감독과 의견 다툼으로 좋지 않은 분위기를 매번 만들었다. 드라마는 현장 분위기가 배우들 컨디션의 8할 이상을 차지한다. 고현정은 '리턴' 현장 최고참이다. 감독 보다도 나이가 많기 때문에 그가 기분이 좋지 않다면 현장이 온전히 돌아갈 리 없다.
일부에서는 '고현정의 행동을 보면 제작진이 하차하라는 말을 듣고 싶어했던 사람같다'고 목소리를 냈다. 정작 이 점에 대해 고현정 측은 일간스포츠에 "더이상 고현정은 드라마와 관련해 잡음이 생기지 않길 바라고 있다. 모든 걸 떠안고 하차한 것이니 그만 얘기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상식적으로 처음부터 말을 하지 말았다면 고현정의 입장이 수긍되겠지만 "먼저 하차를 원하지 않았다" "언쟁있고 밀친 건 맞지만 폭행은 아니다" 등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말들 뿐이다. 깊숙이 파고 들어가려고 하면 '그만 얘기하겠다'고 입을 막을 뿐.
물론 제작진도 잘한 건 없다. 사흘간 고현정의 일방적 불참으로 촬영이 취소되고 난 뒤 고현정은 생각을 고쳐 제작진에게 용서를 구하려고 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고현정의 갑질 행동에 뿔이 나 있을 만큼 나 있는 제작진이기에 사과로 일단락 시키는게 쉽지 않았다.
SBS 관계자는 "이유가 어찌됐든 고현정의 하차는 드라마 스태프 모두에게 안타까운 상황이다. 고현정 측이 정말 드라마를 바란다면 앞으로도 그렇게 행동하길 바라겠고 폭행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앞에 나서서 정확히 짚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